증심사 산책

절정

이육사

범종각 위에 뜬 무지개

매운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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