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야기

소태천 생태복원을 위한 작은 발걸음

소태천을 탐방하기 위해 10명이 소태역에서 모였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있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곡성에서도 참가해서 놀라웠다. 습지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34도의 무더운 여름에 어르신도 열정을 갖고 멀리서 오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김영선 박사의 설명으로 소태천을 조사한 경과와 에피소드를 들었다.

무등산에서 흐르는 물길들은 광주천으로 모이는데 그 중 하나가 소태천이다. 2015년 조사를 할 때는 양서류가 8종이 있었다. 2019년부터 3년간 조사한 결과 식물 295종, 양서 파충류 9종, 멸종위기종인 구렁이와 수달, 삵이 살고 있었다.

소태천은 2.7km인데 소태역 인근 하천에서부터 무려 850미터를 복개해 도로를 만들었고 주변에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주민들은 하천을 버려진 땅이라 생각해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기도 하고 농작물을 심기도 했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교육도 하고 팻말도 세워놓아 개선되기는 했지만, 수질 개선을 위해 물길 양변둔치에 식목을 할 때는 주민들과 첨예한 대립을 빚기도 했다.

소태천 하류는 악취가 심해 마스크는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수질의 탁도는 좋아보여서 왜 악취가 나는지 의아했다. 다리 아래에는 두 개의 물길이 보였고 작은 것은 우수관이고 큰 것은 소태천 물길이라고 한다. 조금만 비가와도 하수관이 우수와 섞여 광주천을 흐르게 되어 있다. 수많은 오염원이 있지만 복개되어 있어 어떤 것이 원인인지는 알 수가 없다.

850m를 거슬러 올라가니 중류에는 정자와 당산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보통 당산나무는 느티나무 종류가 많은데 특이하게 말채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중류부터는 자연하천인지 수질이 좋아서 가재도 살고 달뿌리풀과 고마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상류인 소태제로 가는 길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크기의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주민들의 경작지와 복숭아밭 그리고 사설 체험학습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소태제 바로 아래에 위치한 체험학습장에는 무당들이 기도를 하는 장소인 듯 차려져 있다. 땅에서 솟아 나오는 우물이 하나 있는데 가재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김영선 박사는 “이곳은 주인이 자기 땅을 지나다닌다고 험악하게 굴어 무섭다”며 “들어가기 겁이 난다”고 했다. 고요한 물속에 무등산을 품은 소태제는 극락이고 별천지였다. 낚시금지, 수영금지 팻말이 있지만 낚시꾼이 있었고 소태제를 오르는 길에는 쓰레기 봉지들이 있어 시민들의 의식을 의심케 했다.

하지만 광주시내와 가까운 곳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은 세계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행운을 갖고 있는 광주 시민들은 개발과 생계가 먼저였기에 계곡을 복개하여 도로를 만들어 생태하천을 묻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생계의 고통에서 벗어나 있기에 환경을 생각하고 생태계의 복원을 고민할 때가 왔다. 광주천의 수질문제를 고민하고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광주천의 수질문제는 수질개선이 중요하기에 오염원을 줄이고 유입되는 오폐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서는 복개천을 걷어내고 물길을 복원해야 한다. 그러나 소태천 양옆으로 수많은
건물이 있어서 주민들의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참으로 요원하기만 하다. 하지만 광주천은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있으니 광주광역시는 환경부와 함께 광주천 생태복원을 위한 환경영향성평가를 실시하고 주민들을 설득해서 반드시 복개도로를 복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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