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우리신도

그냥 하는 것이 봉사 아닌가요?

법당 봉사-여래성(서명진) 보살

2020년 3월

“그냥 하는 것이 봉사 아닌가요?”

신종 전염병 ‘코로라 19’의 공포가 핵보다 무섭게 번지고 있다. 봄맞이 등산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무등산 입구가 주말이건만 한산하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간다. 점심무렵에 찾은 증심사 대웅전에서 목탁이 끊이지 않는다. 마침 법당에서 천도재가 있어 재를 지낼 수 있도록 단을 준비하고 나온 여래성 보살을 만났다.

“오늘은 49재여서 떡을 비롯해 과일과 나물로 재단을 쌓았습니다. 영가가 스님들이 들려주는 부처님 말씀에 따라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며 재단을 준비했습니다.”

“법당에서 하는 일은 처음에서 끝까지 ‘정성’이다”고 강조하는 여래성 보살은 주로 법당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법당봉사는 불단의 향과 초를 관리하고, 법당 정리정돈을 한다. 천도재가 있으면 미리 재단을 준비한다. 특히 재단에 올라가는 과일 쌓는 일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울퉁불퉁한 과일을 5단 이상 위로 쌓으려면 오랜 연륜이 있어야 한다.

“성격상 눈에 보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해요. 법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기 위해서는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눈치 보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

여래성 보살은 어려서부터 다른 종교를 신앙했다. 해남에서 신혼생활을 하는데 우연히 친구 따라 절에 가게 되었다. 절에서 하는 행사에 처음 참가했는데 향 내음이나 독경소리가 어색하지 않고 편안했다. 절에 가는 횟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불자가 됐다. 그리고 초발심 불자일 때부터 법당에서 잔일을 도왔다. 그렇게 절에서 하는 봉사가 생활화 됐다.

해남에서 광주로 거주지를 옮기고 우연히 증심사를 찾았다.
“증심사에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신도들이 교리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절에 가면 기도만 했는데 부처님 가르침이 궁금했었거든요. 증심사 교리강좌를 연거푸 두 번이나 수료했습니다.”

여래성 보살은 증심사를 재적사찰로 하고나서 절에 오는 것이 즐거워졌다. 불교를 제대로 알고 신행하게 되니 더욱 그러했다. 여기에 생각을 같이하는 도반들이 생겼다. 후원에서 설거지 거리가 쌓이면 먼저 손을 걷어부쳤다. 도량에 풀이 생기면 도반들과 호미 들고 나섰다. 그렇게 도반들과 법당에서 정기적으로 불기 닦기를 시작했고, 후원봉사도 하게 됐다. 음성봉사를 하고자 합창단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봉사, 그거 별거 아닙니다. 그냥하면 됩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내가 먼저 하면 됩니다. 기도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있든 없든 먼저 원을 세우고 간절하게 기도하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있습니다.”

여래성 보살은 기도할 때 혼신을 다한다. 자녀 입시 때는 더욱 간절하게 기도했다. 아들의 입시기도 때는 매일 새벽기도를 했다. 아침 첫 시내버스를 타고 무등산 입구에 내려 컴컴한 산길을 기도하며 올랐다. 기도하고 봉사하고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여래성 보살의 기도가 통했는지 자녀들은 별 어려움 없이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

여래성 보살은 항상 가족들에게 감사해한다. 가족의 후원과 격려가 없다면 증심사를 찾아 기도하고 봉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탐진치 삼독을 내려놓고 부처님 법대로 살기를 기원합니다.”

매일 아침 여래성 보살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가장먼저 하는 기도이다.

기회가 된다면 ‘단기출가를 하고 싶다’는 여래성 보살은 항상 자신을 점검하며 자비행을 실천하는 재가 수행자이다.

Related Article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