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신축년 오백대재 입재

어제는 신축년 오백대재 입재일이었습니다. 때이르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많은 분들이 입재식에 참석하셨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오백대재 동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백대재가 시작하기도 전에 접수가 마감되었을 정도입니다.

이 소식지는 아마도 회향일 즈음에 신도님 댁에 도착할 듯 싶습니다. 어제 저는 오신 분들에게 오백대재 기간 동안만이라도 오롯하게 수행자로 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동안 가족과 친지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개인의 소원 성취를 위해 기도했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3주 동안 만큼은 오직 “내 자신에게 당당한 수행자인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습니다.

일찍이 경허스님께서는 “예전 사람 참선할 제 하루 해가 가게 되면 다리 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한고!” 하며 스스로를 경책하셨습니다. 신도님께서는 과연 나와 인연 맺은 존자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수행자로 지난 3주간 생활하고 수행하셨습니까? 불자로써 부끄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셨습니까?

신도님!
지는 해를 바라보며 스스로 참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일어났다면 신도님께서는 당당한 수행자요, 진정한 불자입니다. 혹여 지난 3주간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전혀 가지지 않으셨다면 지금이라도 이 소식지를 덮고 자신을 돌아보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법회 날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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