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일 없는 날

오랜만에 일 없는 날.
“오후 내내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다.”라고
쓰고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래저래 한 일이 많아서
지우고 고쳐 쓰고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해가 나와서 빨래해서 빨랫줄에
널기도 하고, 방도 쓸고, 주인 없는 옆방 환기도 시키고,
머리도 깎고, 책장의 책들을 정리하다가
책 한 권을 골라 아주 천천히 읽기도 하고…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그냥 눈에 띄어서 몸이 가는 대로 한 일들입니다.

누군가 행복의 3대 요소는 즐거움, 몰입,
의미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사는 게 매 순간
즐거우면서도 몰입되는데 의미까지 있으면
그게 행복한 삶이라는 거지요.
하지만 ‘즐거움’이란 결국 감정의 상태이므로
일시적이요 그래서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몰입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네 삶의 아주 많은 부분은
그냥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후를 보낸 나의
시간들처럼 말입니다.

人生, 그러니까 사람이 산다는 것은
몸이 가는 대로 그렇게 사는 게 아닐까요?
몸이 가는 대로 살면서도 남들과 조화로울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인생일 겁니다.

모두…
행복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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