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우리신도

스님에게서 수행자의 향기가 난다

연덕스님(비로전 부전)

무등산 증심사에 오르는 사방이 꽃 천지다. “

이렇게 좋은 때 부처님이 오셨습니다. 깨달은 존자이신 부처님은 가만히 계셔도 공양하는 이가 있지만 몸소 탁발을 나섰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공양의 복을 짓게 하고, 가르침을 펴고자 길 위의 걸사가 되셨던 것입니다.” 증심사비로전에서 기도정진 중인 연덕스님은 “오늘을 사는 일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매일 길에서 탁발하시던 부처님만 하겠냐.”고 반문한다.

연덕스님은 “부처님을 전지전능한 신으로만 여기기보다 인간으로 오셔서 잘 사셨던 깨달은 분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스님은 출가 전 고등부, 불교학생회에 이어 직장생활 때는 불교청년회 활동을 했다. 인간적인 부처님을 찾아 <법구경> <아함경> 등 근본불교 경전에 심취했다. 출가 후 승가대학을 마치고 인도 성지순례 길에 나섰다.

“경전을 봐도 알 수 없었던 많은 부분을 인도 순례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 당시 사회적, 지리적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었고, 특히 율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2개월 여정으로 떠난 인도 순례는 네팔, 스리랑카,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남방불교 국가를 섭렵하며 8개월간 이어졌다. 풍토병에 걸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온전히 혼자서 부처님을 찾아 나선 배낭여행이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얻은 바가 많았다.

‘참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은 계속됐다. 2000년대 초반, 미얀마 쉐우민 센터에서 위빠사나 정진을 했다. 당시에 몸에 밴 오후불식과 ‘알아차림’은 지금도 놓치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도반과의 인연으로 티벳불교 밀교수행도 정진했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범어 ‘바이로차나’를 음역한 것으로 무량한 지혜 광명을 뜻합니다. 아미타부처님도 광명이 무량한 부처님이십니다. 비로전 기도공덕으로 어두운 무명을 밝히는 지혜와 자비 광명의 정토세계가 이루어지기를 발원합니다.”

비로전에서 기도 중인 연덕스님은 ‘아미타불’ 정근에 힘쓰고 있다. “수행자는 항상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며 정토수행을 강조하신 은사 지현스님(송광사 율주)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다. 스님은 근래 들어 ‘다음 생에 불교를 만나는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으로 비로전에서 하루 세 번(새벽 5시, 사시, 저녁) ‘아미타불’ 정근을 하고 있다. 기도 중에도 꼿꼿하게 서서 목탁 치는 느낌, 그리고 ‘아미타불’ 염불소리를 귀로 들으며 ‘알아차림’ 정진을 하고 있다.

스님은 매번 비로전 기도 때마다 부처님의 미소를 만난다. 강원 때도 그랬다. 허물이 있으면 법당에서 천 배, 삼천 배 참회를 하곤 했다. 절을 시작할 때는 불편한 마음이지만 절을 마치면 희유하게도 환희심이 났다. 그리고 불단의 부처님을 올려다보면 언제나 ‘괜찮아’라며 자애로운 미소를 보여주었다. 출가 수행자임이 행복했다. 인터뷰 끝자락에 코로나19에 임하는 불자들의 자세를 물었다.

“그동안 인류는 자연에 대해 너무 함부로 했습니다. 어쩌면 자연에게 인간은 무서운 암 덩어리입니다. 코로나19는 인간이 돌아다니며 자연을 오염하고 훼손한 것에 대한 대가이기도 합니다. 움직임을 줄이고 자기 내면을 찾는 무문관 수행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렇게 증심사 비로전에는 수행자의 향기가 나는 스님이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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