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차한잔

불교식 제사, 이렇게 지내요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세계가 청정하니
모든 업장 참회하여 청정으로 돌아가면
어느 곳에 태어나도 어떤 몸을 받더라도
영가님이 가시는 길 광명으로 가득하리”
‘영가전에’ 중에서

불교식 제사인 ‘재(齋)’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목적입니다. ‘재’란 부처님과 보살님을 청하고 또한 돌아가신 분을 비롯한 모든 인연 있는 영가님들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의 법문을 듣게 해서, 어서 빨리 깨달음을 얻게 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과 여러 보살님들도 ‘재’에 참석하여 영가님이 하루 빨리 깨달음을 얻도록 이들에게 법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지 돌아가신 분만 ‘재’에 참석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인연 있는 모든 영가님들과 모든 정처없이 떠도는 슬픈 영혼, 외로운 영혼들까지 참석하라고 청해야 합니다. 그래야 ‘재’를 지내는 공덕이 있다고 경전에서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후손들만으로는 ‘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재주와 아울러 ‘재’의 전반적인 의식을 맡아서 진행하는 스님이 ‘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이 됩니다. 산 자들의 세계에서는 후손들과 스님들이 참석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불보살님과 고인 그리고 그 외 모든 영가들이 참석할 때 비로소 불교식 제사인 ‘재’가 격식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격식을 제대로 갖추려면 제사상을 어떻게 차리는지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과 여러 보살님들을 청하고, 영가님을 비롯한 모든 유주무주 애혼고혼들에게 공양을 베푸는 것을 시식(施食)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시(施)’는 베푼다는 의미입니다. 불교식 제사에서 중요한 것은 공양물을 널리 많은 이들에게 베푼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베푼다는 의미의 시식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재’에서 음식물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영가님은 아직 이생에서 함께 했던 육신에 대한 집착이 남아 있기 때문에 살아생전 음식을 먹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살아생전 드시던 음식을 올려서 영가님의 배고픔을 달래어 이생에 대한 집착을 덜어주고자 음식을 올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의식 중에 ‘원컨대 이 밥을 가지고 널리 시방에 있는 모든 고혼에게 베푸니 이 밥을 먹는 자는 배고픔과 갈증을 다 제거하고 부처님 가피로 안락한 나라에 태어날지어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시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식(法食),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으로 차려진 성찬입니다. ‘재’를 지내는 가장 큰 이유는 영가의 배고픔을 달래려는데 있지 아니하고 영가님이 어서 깨달음을 얻게됨에 있습니다. 법식이야말로 ‘재’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의식 중에, ‘나의 이 법식을 받음이 어찌 아라한과 다르랴. 주린 창자를 다 채우고 업의 불길을 시원하게 꺼버리니, 탐진치를 모두 버리고 항상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며 생각 생각이 자비로운 마음이요 모든 것이 안락한 나라로다.’라는 구절에서도 법식을 차리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절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첫째, 조상님을 비롯한 모든 인연 있는 영혼들이 어서 빨리 깨달음을 얻도록 하고자 함입니다. 이는 사찰에서 불교식 제사를 치르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둘째, 앞서 말했던 시식과 법식을 베푸는 자리를 마련하는 공덕을 짖고자 함입니다. 공덕을 짖는 이유는 그동안 쌓은 악업과 업장을 소멸하고자 함이니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안락과 행복을 찾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식 제사인 ‘재’는 제사의 본래 의미를 더욱더 깊고 완전하게 이루는 길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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