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배우는 불교

구품(九品)

극락정토는 착할 일 많이 하고 부처님에 대한 깊은 신심으로 아미타불을 많이 염했을 때 태어나는 곳이다. 극락정토는 한량없는 세월 전에 ‘법장’이라는 수행자가 모든 중생의 생사고뇌를 없애 주기 위해서 마흔여덟 가지의 숭고한 원을 발하고 아미타(阿彌陀)라는 부처가 되어 세운 나라다. 인간 세계의 서쪽 십만억 세계를 지나 존재한다는 이곳엔 더러움과 고통, 악함은 조금도 없고 오로지 깨끗하고 즐겁고 착함이 가득한 곳으로 갖가지 보배와 상서로움으로 가득하다. 업과 번뇌로써 만들어진 욕계·색계·무색계의 중생계와는 전혀 다른 극락정토는 오로지 그곳에 태어나고자 하는 원과 함께 아미타불을 정성껏 염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천도재를 하는 중요한 의미도 죽은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은 죽은 후에 평생의 업에 따라 9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극락정토는 원을 발하고 염불을 한 중생의 차원에 따라 상생상품·상생중품·상생하품·중생상품·중생중품·중생하품·하생상품·하생중품·하생하품 구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율을 얼마만큼 잘 지키고 선업(善業)을 쌓았는가, 그리고 얼마만큼 많이 아미타불을 염했는가에 따라 상품상생이냐 하품하생이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이러한 극락세계가 꼭 죽은 후에 태어나는 곳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관계무량수경』에서는 누구라도 신심을 발하여 대승 경전을 찬탄하고 염불하며 극락정토를 관하는 수행을 닦으면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고 한다.

혜능 스님의 ‘자심미타(自心彌陀:자기 마음에서 미타가 나타남)’와 원효대사의 ‘유심정토(唯心淨土:마음에서 정토가 열림)’는 아미타불과 극락정토가 반드시 죽은 후의 저곳이라기보다 지금 자신의 마음 속에서 가능한 것임을 일깨워 준다.

끝없는 빛과 끝없는 수명을 지녔다는 아미타불, 그리고 일체 번뇌와 고통이 사라져 그 기쁨이 극에 달한다는 극락정토, 그것이 과연 현재의 마음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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