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알아두면 쓸모있는 제사의 모든 것

우란분절(백중)과 윤달 생전예수재가 바투 봉행되는 증심사의 여름은 분주했다. 우란분절 영가천도 49일 기도가 7월 20일 입재를 시작으로 7월 26일 초재부터 9월 6일 회향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대웅전에서 봉행됐다. 매 윤달이면 살아생전 자신의 죄업을 참회하기 위해 봉행되는 생전예수재는 7월 31일 입재일을 시작으로  8월 6일 초재와 13일 2재, 20일 회향법회까지 여법하게 봉행됐다.

돌아가신 선망부모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우란분절도, 죽기 전에 살아있는 몸으로 스스로의 제사를 지내보는 생전예수재도 모두 ‘재()’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달의 법문」 ‘절에서 왜 제사를 지낼까?’에 이어 불교에서 지내는 재 의식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본다. 

1. 불교에서 지내는 재의 종류

(1) 사십구재: 사십구재란 영가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7일마다 한 번씩 봉행하는 재를 말한다. 7일마다 올린다 하여 7.7재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49일이 되는 막재에 정성을 다하여 준비한 공양물을 차려 영가님의 배고픔을 충분히 달랜다. 법을 설하는 의식이면서 일반 제사와 같이 음식물을 준비하는 것은, 살았을 때 음식에 집착하던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임종 직후의 영가로 하여금 몸이 없음에도 생전과 똑같은 음식으로 흠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어 영가님이 법문을 잘 받아들여 불보살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극락세계에 갈 수 있도록 시련, 대령, 관욕, 관음시식 등의 의식을 지낸다. 

(2) 천도재: 천도재는 재를 준비하는 주체가 영가의 사망 시점과 관계없이 원하는 때에 여러 조상님과 인연 있는 영가님들을 모시고 올리는 의식이다. 예를 들어 오래전에 돌아가신 조상님이나 인연 있는 영가님, 또는 태중에서 사망한 영가님 등 이미 돌아가신 뒤라 사십구재를 지낼 수 없는 영가님이 대상이 된다. 이 외에도 큰일을 앞두고 있거나 우환이 있을 때, 이를 계기 삼아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악업을 참회하는 자리로 천도재를 봉행하기도 한다. 

(3) 기제사: 세속에서 매년 돌아가신 분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기제사라 한다. 핵가족화, 1인가구화, 현대화 등 시대의 흐름과 여러 사정으로 기제사를 지내기 어려운 가정이 늘어나면서 사찰에서 고인의 기일에 천도재를 지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유족으로 하여금 정성을 덜 들인다거나 번거로운 일을 떠넘겼다는 죄의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장엄한 법당에서 스님이 주관하여 엄숙한 불교의식으로 치르기 때문에 영가님과 재주에게 더 큰 공덕이 있다. 

 

2. 재의식의 절차

(1) 관욕: 관욕은 영가의 업장을 씻어내리는 의식이다. 영가가 머무르는 위패를 병풍 뒤 관욕단으로 모셔서 영가를 씻기고 새 옷을 입히는 등의 의식이 진행되며, 이는 영가로 하여금 극락의 길을 떠날 준비를 해드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2) 관음시식: 위패를 영단의 연화대에 모신 후에는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으로 영가가 극락왕생하도록 천도하는 관음시식이 이어진다. 부처님을 청하고 영가를 청하고 법문과 시식을 베풀어주고 장엄염불을 하고 부처님께 작별인사할 때까지의 모든 의식이 거불 – 청혼 – 법문 – 법식 – 독경 – 장엄염불 – 봉송 순으로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1) 사십구재를 지내는 동안 집이나 절에서 어떤 기도를 해야 하나요?

사십구재 기간에는 일반적으로 <금강경>, <아미타경>, <지장경>, <원각경 보안보살장>,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영가전에>를 독송한다. 

(2) 영가가 생전 입던 옷을 태울 수 있나요?

사십구재에서는 영가천도에 쓰이는 종이옷을 태운다. 합성섬유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소재를 태우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유품 정리 차원에서 재활용하는 것이 좋다.  

(3) 사십구재 동안 경조사에 참석해도 되나요?

사십구재 기간 동안 영가님을 추모하고 스스로 근신하는 마음으로 경사스러운 자리를 삼간다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통념을 따르되 꼭 필요할 때는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집에 와서는 깨끗이 씻고 천수다라니를 독송하자. 

(4) 반려동물을 위한 천도재를 지낼 수 있나요?

모든 생명체는 천도의 대상인 중생이다. 반려동물은 가족처럼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상실감도 가족 못지 않다. 천도재를 지내주면 좋은 공덕을 짓는 일이다. 

(5) 합동천도재에 참여하려면?

증심사에서는 매년 설, 추석, 백중, 중구절에 합동차례를 올리고 매월 지장재일에 합동천도재를 봉행한다. 원하는 시기에 신청할 수도 있고, 지장전 영구위패를 모시는 경우에는 사찰에서 매년 매 합동차례에 함께 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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