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배우는 불교
천수천안
본래 불교 신도들에게 있어 으뜸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분이 관세음보살이다. 아바로기테슈바라(Avalokitesvara)로 불리는 관세음보살은 불·보살 중 대자대비가 가장 으뜸인 분이다. 세상의 소리를 관찰하는[觀世音], 세상의 소리를 빛으로 비추는[光觀音], 혹은 세상을 자유자재하게 본다[觀世自在]는 뜻을 지녔다. 대승 경전 거의 모든 곳에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고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그 근기에 따라 32가지의 이름과 형상을 나타난다고 한다.
사찰에 모셔져 있는 관음상 중 가장 많은 형태로는 머리에 쓴 관에 아미타불이 그려져 있는 성관음이나,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는 양류관음, 약병을 들고 있는 시약관음, 머리에 열한 개의 얼굴이 달려있는 십일면관음, 천 개의 손과 눈을 갖추고 있는 천수관음 등이 있다.
천수천안은 왼손과 오른손이 각각 열 개씩 달려있는 데다 이 손 하나하나가 법계의 25종류의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데, 이 손바닥에는 똑같은 개수의 눈이 달려 있으므로 붙여진 것이다. 여기에서 관세음보살의 손은 자비를 상징하고 눈은 지혜를 상징한다. 이렇게 볼 때 이 세상과 모든 중생은 관세음보살의 손에서 벗어난 존재가 없고 눈으로부터 비춰 지지 않는 존재가 없다고 하겠다. 그 손과 눈은 우주에 꽉 찬 손이며 꽉 찬 눈이다.
모든 중생에게 고통과 번뇌와 윤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비록 보이고 체험되지 않았을망정 절대의 지혜, 절대의 자비가 있고 온갖 고통을 쉬게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