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중생의 마음
퍼붓듯 쏟아지던 비는 그쳤습니다. 불어난 계곡물을 보고만 있어도 엄청난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저 물이 합쳐져서 저지대로 가면 하천을 범람시키고 마을이 물에 잠겨서 많은 이재민이 속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어난 계곡물을 바라보며 폭우로 인해 고통받을 모든 중생들을 생각하고, 따뜻한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사람은 그리 많이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이런 상황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불어난 계곡물을 보며 감탄하니 옆에 있던 친구가 과거 불어난 계곡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저리도 무서운 계곡물을 멋있다고만 하는 나에 대한 서운함이 친구의 말에서 느껴집니다.
친구의 말을 듣자, 조금 전까지 멋있게만 보이던 계곡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곧 바로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고 친구에게 말합니다. 반면 같은 상황에 대해서,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그래. 보기 좋잖아.“ 라며 친구의 심정에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매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친구가 못 마땅합니다.
첫번째는 보살의 마음입니다. 두번째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중생의 마음입니다. 세번째는 아직 이기적인 생각에 젖어 있는 중생의 마음입니다.
당신은 어떤 마음인가요?
코로나19에 집중호우까지… 갈수록 살기가 팍팍합니다. 모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중현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