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교성이 별로예요. 그래서 항상 청화 큰스님을 생각합니다. 청화스님만 생각하면 ‘하심(下心)’이 떠오르거든요. 나는 따뜻하게 대한다고 하는데 주위에서는 여전히 차갑게 보이나 봐요. 더 열심히 기도하고 정진하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죠”
자향회 총무 박송옥 보살의 법명은 성안(晟安)이다. 20여 년 전, 염불선을 주창했던 청화스님에게 받은 법명이다. 성안보살은 지금도 청화스님과의 만남을 잊지 못한다. 하루는 청화스님을 뵙고 인사드리는데 눈물이 흘렀다. 스님의 얼굴만 보는데 환희심과 함께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청화스님 얼굴에서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를 보았다. 그 자리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펑펑 울었다. 그렇게 울고 나니 마음 한편에 쌓이고 쌓인 업장이 녹아 흐르는 듯했다. 성안 보살은 서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있다가 결혼하면서 전업주부가 됐다. 생활환경이 변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가족 모두가 고향인 광주로 내려왔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친언니를 따라 찾은 곳이 증심사였다. “오백전에서 기도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몸이 불편한 것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성안 보살은 오백전에서 108배와 함께 <천수경>, <금강경> 경전을 독송했다. 그리고 ‘광명진언’과 ‘옴 마니 반메훔’ 진언을 했다. 진언 정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30분 이상 정진을 해야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면 온몸이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맑아졌다.
“기도를 통해 젊어서부터 고생했던 스트레스 우울증을 떨쳐버렸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몸도 좋아지고 활력도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성안 보살에게 증심사는 건강을 찾게 해준 마음의 안식처다. 건강이 회복되고 주위를 살피는 여유가 생겼다. 마침 증심사에서 자향회가 결성됐다. 우리 차를 통해 봉사하는 다도회이다.
자향회 2기로 등록하고 한국차문화협회에서 다도교육을 받았다. 3년 만에 다도사범이 되어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요즘은 중·고등학교에서 다도교육 요청이 오면 자원봉사에 나선다. 학생들에게는 다도교육과 함께 예절교육도 겸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우리 차를 마시면 천천히 사는 법을 알게 됩니다. 천천히 차를 마시다보면 자기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커피는 바로 마실 수 있지만 차는 최소한 석 잔은 마셔야 하거든요. 조급하고 자기중심적인 요즘 아이들에게 ‘우리 차 마시기’를 권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가정과 이웃에 충실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성안 보살은 건강 챙기기에 게으르지 않다. 성안 보살에게 건강 지키기 첫 번째는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리는 기도이다. 매일 아침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6시면 부부가 함께 거실에서 예불을 모신다. <천수경>과 진언정진을 하고나면 거사가 출근한다.
“저의 발원은 가족은 물론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세상 ‘안락(安樂)’입니다. 제 법명(晟安)의 뜻이기도 합니다. 항상 제가 먼저 밝은 미소로 인사하는 불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