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우리신도

거짓 없는 참된 마음에서 우러난 겸손! 배려! 감사!

만덕화 보살

코로나 19가 모든 것을 정지시키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떠나는 증심사 인문학 순례단 ‘길따라 절따라(이하 ‘길절’)’도 멈추고 말았다. 지난달,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춰져 길을 나섰다. 올해 들어 처음이자 마지막 ‘길절’은 가을 단풍의 고장 무주이다. 붉은 치마를 두른 듯하다는 적상산 안국사, 곤도라를 타고 오르는 덕유산 정상은 코로나로 답답했던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길절’에서 만나는 이들은 모두가 반갑다. 복 중에 으뜸은 좋은 벗과의 만남이다. 만덕화 보살과 도반이 되어 덕유산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게 됐다. “매사가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감사한 일이 되더군요.”

코로나로 절에 오지도 못하고 답답했을 터인데 만덕화 보살의 근황이 궁금했다. 그런데 답답함마저도 ‘감사할 따름’이란다. 올해 83세의 노보살, 만덕화 보살은 “나 자신만 보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것이 보이게 된다”며 “나보다 남에게 배려하면 조금 천천히 가고 에워가는 듯하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자리에 있게 된다”고 강조한다. 만덕화 보살은 어디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그렇지만 해야 할 일은 뒤로 빠지는 법이 없다.

40여 년 전, 증심사와 인연을 맺고 3년가량 법회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곤 했다. 후원에서 공양하는 것마저 부끄러웠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기도도반이 생기고 봉사에 나섰다. 관음재일이 끝나고 도반들이 모여 보시금을 모았다. 매달 십시일반 보시금을 모아 대중공양을 올리고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증심사 관음회의 시작이다. 만덕화 보살이 회장 없이 총무를 맡아 시작한 일이다. 만덕화 보살은 찬불가 부르기를 좋아한다. 합창단에서 조용히 활동했지만 주위의 추천으로 합창단장을 맡기도 했다.

“그때는 젊었어요. 광주에 불교합창단이 없어서 사찰 행사마다 찾아가 힘든 줄 모르고 찬불가를 불렀습니다.” ‘연꽃 피어오르리’는 지금도 어디에 있든 흥얼거리는 친근한 찬불가이다. 근래들어 <관음보살 42수> 사경을 하고 있는 만덕화 보살은 그동안 <법화경> 사경을 7번이나 회향했다.

‘길 절’에 나서면 젊은이보다 먼저 법당을 찾아 참배하곤 한다. 증심사에서 6년에 걸쳐 진행한 108사찰참배단과 33성지기도순례단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했다. 인문학 사찰순례 ‘길절’도 아직까지 결석 없이 개근이다. ‘겸손・배려・감사’가 몸에 밴 만덕화 보살의 건강 비결이 궁금했다. “제가 평생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일이 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1시간가량 기도하고, 저녁 해질 무렵이면 1시간가량 걷기 운동을 합니다.”

산행을 마치고 다시 보니 얼굴이 참 곱다. 만덕화 보살의 얼굴에 쓰인 것은 진심(眞心)이었다. “진심은 통합니다.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 아닌가요.

Related Article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