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세계를 몸으로 체득하는 정진 가운데 음성공양만한 것이 없다. 광주를 대표하는 증심사 합창단에서 찬불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부처님 말씀을 노래에 담아 대중에게 공양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증심사 합창단장으로 여래성(정옥임) 보살이 추대됐다. “노래는 법문입니다. 법회에서 듣던 부처님 말씀을 대중들에게 노래로 공양하는 것은 큰 복입니다. 또한 찬불가는 나를 내려놓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수행이기도 합니다.”
합창단 신임단장 여래성 보살은 “음성공양은 불자의 수행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정진이다”고 강조한다. 맡은 일에 책임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여래성 단장은 “증심사 합창단은 음성이 곱고 단원도 많으며, 훌륭한 지휘자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있어 단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대중이 많아 법당이 비좁아도 항상 불단 앞에서 단복을 입고 여법하게 음성공양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요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합창단이 자주 모이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찬불가를 부르다보면 참 나를 온전히 느끼곤 한다”는 여래성 단장은 학창시절부터 누구보다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불렀다. 결혼하고 사찰을 찾아 신행생활을 하던 여래성 보살은 기도뿐 아니라 공양간 봉사와 도량청소에도 적극적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실천행에 앞장섰지만 언제부턴가 어려서 다친 팔이 고질병이 되어 봉사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그냥 사찰에 오고가는 불자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전에 기도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노래였습니다. 합창단에 들어가 열심히 했습니다.” 여래성 단장은 인연 따라 갔던 사찰에서 기도도 하고, 하고싶은 노래를 마음껏 할 수 있어 좋았다. 오랫동안 합창단장을 맡아 힘써 음성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6년 전 증심사와 인연을 맺어 합창단 단원이 되어 음성공양을 이어왔다.
친정에서 7남매 가운데 6번째 딸인 여래성 단장은 8남매에 대 종중의 장손과 결혼했다. 어디에서든 주위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어려서부터 일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종갓집 맏며느리가 되어서도 음식 잘하고 상차림이 좋으며 손이 커서 예쁨을 많이 받고 있다.
“어느 분이 말씀하시기를 불교는 한마디로 ‘안락(安樂)’이라 하셔요. 제 소신도 평안하고 즐겁게 살자는 것입니다. 재물이 많다고 꼭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언제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나와 주위가 모두 평안해 지더군요.”
종갓집 맏며느리여서인지 매사에 긍정적이고 성격이 시원시원한 여래성 단장은 큰 결심을 밝힌다. “증심사 합창단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최고의 합창단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2년 임기로 부족하면 한 번 더 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