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타를 닦을 때 마구니에 홀리지 말라 (1)
사마타(samatha, 止)를 닦을 때 마구니에 홀리면 안됩니다. 사마타를 닦고 있으면, 그 선정의 심리 가운데 마구니가 나타나기도 하고, 또는 부처님, 보살이 나타나기도 하여 수행자의 마음을 혹란합니다. 만일 수행자가 이와 같은 심적체험이 진여삼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선정의 본도(本道)에서 벗어난 것이며, 불교의 깨달음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마구니에 홀리는 것은, 선근력이 모자란 사람에게 일어납니다. 선근력이 모자라면 사마타를 닦고 있는 가운데에, 마구니, 이교도, 귀신 같은 것들 때문에 시달림을 당합니다. 그 시달림이란 무엇인가? 수행자가 선을 닦아, 마음을 집중하고 있을 때에 갑자기 그들이 형상을 드러내어 수행자를 공포에 떨게 합니다. 혹은 거꾸로 아름다운 여자나 남자로 모습을 나타내어 유혹합니다. 그런 것들은 선정을 닦는 가운데에 나타난 영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마음일 뿐이라고 정념을 하면, 이들 마경(魔境)은 사라져 버려 다시 수행자를 괴롭히는 일이 없습니다. 마사에는 악마의 형상을 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천인의 영상, 보살의 영상, 여래의 영상으로 나타나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라니를 말하기도 하고, 보시, 지계 등의 6바라밀을 말하기도 하며, 때로는 평등(平等)을 가지고, 때로는 공(空), 무상(無相), 무원(無願)의 세 가지 삼매로, 때로는 원한을 버리는 일로, 때로는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없으며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다고 하는 인과의 부정으로, 때로는 드디어는 공무(空無)에 떨어지고 만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이와 같은 것들이 참된 열반이라고 설법하여 수행자를 미혹시킵니다.
또는 마사(魔事)에는, 수행자에게 신통력을 얻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때로는 과거의 생존을 아는 숙명통, 미래를 아는 천안통, 타인의 마음을 아는 타심통, 변재무애 등 불가사의한 힘을 얻게 하는 악마의 유혹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신통력을 얻어 수행자는 세간의 칭찬이나 이익을 얻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탐착하여 수행의 정도에서 벗어나 버립니다. 이것은 마구니의 유혹에 떨어진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