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불교 지명이야기

무등산 無等山

입석대의 가을

부처, 견줄 수 없이 가장 높은 분

빛고을 광주의 진산은 무등산이다. 무등산은 해발 1187m로 도심 속에 자리한 높은 산이지만, 급경사가 없어 아버지, 어머니의 등과 같이 편안하고 포근한 산이다. 고려 때까지만 해도 무등산에는 사찰이 무려 200여 곳 자리해 있던 불국정토이기도 하다.

지금도 무등산에는 증심사, 약사사, 원효사, 규봉암을 비롯해 비로봉, 반야봉, 장불재, 삼존석(觀音, 如來, 彌勒), 의상봉, 윤필봉, 규보의 법화, 설법, 능엄 등 여러 대(臺)가 남아있어 불교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산이다. 광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무등산과 함께 살아간다. 광주에 있는 학교의 교가는 대부분 ‘무등산의 정기를 이어받아’로 시작한다.

광주·전남의 진산이자 호남정맥의 중심인 무등산은 2013년 3월,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국가가 보호하는 명실상부한 명산이 되었다. 전체 면적이 75.425㎢인 무등산은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서석대·입석대·광석대 등 수직 절리상의 암석이 석책을 두른 듯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경관이 뚜렷하며, 멸종위기야생생물 수달·하늘다람쥐·으름난초 등이 서식하는 우수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무등산국립공원 홈페이지)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은 불교에서 나온 지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무등(無等)은 사전에서 ‘등급이나 차별이 없다’고 풀이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무유등등 (無有等等)이라하여 ‘비할데 없이 높고, 등급을 매길수 없다’라는 뜻으로 가장 높아 견줄이가 없는 분, 다시 말해 부처님을 뜻한다.

그래서 무등은 부처님을 뜻하는 또다른 별칭이기도 하다. 불교경전 <천수경>에서는 준제진언을 염송하기에 앞서 진언을 청하는 게송에 이런 귀절이 있다.

“우차여의주 정획무등등(遇此如意珠 定獲無等等)
그 누구도 이 여의주를 만나게 되면 결정코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

준제진언은 여의주와 같아서 준제진언을 외우고 그 뜻을 놓치지 않으면 기필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은 진언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故知般若波羅密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是無等等呪)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한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며,
가장 높은 주문이며, 무엇에도 견줄수 없는 주문이다”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是無等等呪)은 깨달음, 즉 부처의 세계에 이르는 진언을 뜻한다. 이처럼 경전마다 부처님은 ‘중생과 비교해서 서로 같을 수 없다’하여 ‘무등’이라 존경해 부른다. 광주를 상징하는 무등산은 있는 그대로가 부처님으로 무등산에 의지해 살고 있는 우리는 항상 부처님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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