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간 조왕단 조성 및 점안식 봉행
증심사 공양간(행원당)에 조왕단을 조성하고 점안식을 봉행하였다. 9월 15일(금) 음력 8월 초하루법회 후 주지 중현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과 법회에 참여한 신도님들이 공양간에서 조왕단 탱화 점안 및 조성불사 회향식을 봉행하였다. 총무 혜공스님과 노전 종문스님의 집전으로 불공을 드리고, 주지 중현스님께서 점안의식을 진행하였다.
지난 6월 시작된 공양간 조왕단 조성불사에는 설판 4세대와 개인동참 96명 등이 수희동참했으며, 총 1,360만 원을 모연했다. 조왕단 조성은 해송불교미술원 원장이자 불모(佛母)인 정경문 거사가 약 두달 여에 걸쳐 여법하게 진행했다.
조왕단은 부엌의 신(神)인 조왕(竈王)을 모신 곳이다. 조왕에 대한 신앙은 우리민족 고유의 민간(民間)신앙(信仰)이였으나 이를 불교가 포용하고 정화해서 불교를 지키는 호법선신중(護法善神衆)으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조왕은 모든 사람들을 잘 살펴서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려내는 역할을 한다. 원래 조왕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이며 불을 관장하는 신으로 민간에서 숭배해 왔다.
부엌은 물과 불로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는 곳이다. 그래서 때로는 조왕신이 물로 상징되기도 하였다. 옛 어른들은 불씨를 소중히 여겨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정성을 드렸고, 이사를 갈 때도 불씨를 가져가는 풍습이 있었다. 지금도 이사를 간 집에 성냥을 사가지고 가는 풍습은 사실 조왕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조왕신은 별도의 전각을 마련하여 모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부엌벽에 그림이나 ‘나무조왕대신’이라는 ‘지방’으로 모시는 경우도 많다. 조왕님은 때로는 진노하는 신이므로 부엌을 항상 청결히 하고 솥과 아궁이를 깨끗이 하며 음식을 아끼고 낭비하지 않아야 조왕님의 노여움을 면할 수 있다.
조왕신(竈王神)을 섬기는 것은 이러한 모든 일들을 조심해서 조왕님의 노여움을 사지 않으려는 마음을 신앙으로 승화시켜 늘 가정의 평화와 가족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앙에 부엌의 신인 조왕대신(竈王大神)이 있으며, 땔감을 공급하는 좌신처(左神處) 담시역사(擔柴力士)와 공양간의 일을 담당하는 우신처(右神處) 조식취모(造食炊母)가 표현된다. 조왕탱은 신중탱화 하단의 “검찰인사분명선악주조왕신(檢察人事分明善惡主竈王神)”이라는 신중이 다시 독립된 형태로 나타나면서 조왕단이 성립되고 조왕탱화(竈王幀畵)가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