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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하심하고… 그게 수행 아닌가요

“아침 운행 때 차를 타는 보살님 얼굴빛이 좋지 않아도 대부분 기도 마치고 가실 때 편안해 하세요. 그럴 때면 저도 괜히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서명균 관리과장(아성)은 “바깥나들이 한번 하는 것도 번거로운데 교통 불편한 절에 와서 기도 잘하는 보살님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존경심이 든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서 과장을 감동시키는 것은 절을 찾는 보살님 대부분이 자신의 문제보다 가족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간절하게 기도한다는 점이다.

서 과장의 하루는 도량과 진입로 청소로 시작한다.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운행에 나선다. 버스 주차장에서 증심사까지 신도들의 발이 되어준다. 서 과장은 승합차로 5분도 안 되는 거리이지만 매일아침 보살님들과의 만남에서 보람을 느낀다. 시간이 흐르면서 보살님들의 얼굴이 점점 편안해지는 것을 보면서 기도의 힘을 알게 됐다.

“운행 때 만나는 분들은 증심사를 찾는 손님이잖아요. 항상 웃으며 맞이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서 과장은 “보살님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안전 운행과 미소뿐이다”며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운행을 마치고 도량 내 각종 시설물을 살펴보고 도량관리를 한다. 여름이면 풀과의 전쟁, 겨울이면 제설작업 등 힘쓰는 일은 도맡아한다. 서 과장은 증심사에 오기 전까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요식업이었다. 요리는 물론 영업까지 맡았다. 그러다가 대형 뷔페를 개설하고 사장이 되어 음식점 운영도 했다.

“사업이라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풀리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3년가량 뷔페를 운영하다가 운영난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가까운 친구 중에 사찰과 인연이 있는 이가 있었다. 친구 도움으로 잠시 사찰에 머물면서 사찰 생활의 편안함을 만끽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서 과장에게 사찰은 ‘행복’ 이었다.

마침 증심사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찾아왔다. 그때가 2015년, 벌써 7년째 관리과장 소임을 맡아 일하고 있다. 절에서 일하면서 가슴에 새기는 가르침은 ‘하심(下心)’이다. 항상 자신을 낮추고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을 철칙으로 여긴다.

“많은 대중들이 생활하는 사찰은 밤낮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아 긴장의 연속입니다. 만능 해결사는 아니지만 절에 오셔서 힘을 써야하고 불편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이목구비가 뚜렷해 ‘증심사 미남’으로 불리는 서 과장. 절에서 생활하기에 24시간 5분 대기조이자 ‘증심사 금강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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