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신행생활특집

특집 – 연꽃

ⓒ 윤혜숙

오탁악세에 물들지 않고 세상 맑히는 가르침 담겨

연(蓮.Nelumbo nucifera)은 여러살이해 수생식물로 뇌지(雷芝)·연하(蓮荷)·만다라화·수단화(水丹花)·연화(蓮花)·하화(荷花)·연(蓮)·염거(簾車)라고도 한다. 7~8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 꽃이 꽃줄기 끝에 하나씩 달려 피는데 한낮에는 오므라든다. 9~10월에 타원형의 수과가 달려 까맣게 익는다.

수련은 잎이 수면에 붙어 있는 반면에 연꽃은 줄기가 수면 위로 뻗어 나와 잎이 공중에 떠 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직후였다.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는 매우 심오하고 어려워 세상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들은 욕망과 쾌락에 빠져 아무리 설명해도 성과가 없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때 하늘의 범천이 부처님 의중을 살피고 청하였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법을 설해 주소서. 중생들에는 덜 더럽혀진 자도 있기에 만약 법을 듣지 못한다면 타락하고 말 것입니다. 만약 법을 얻어 듣는다면 깨닫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이 깨침을 얻은 보리수 옆 연지에 계실 때 범천이 세 번에 걸쳐 청했다는 범천권청(梵天勸請)이다.

ⓒ 윤혜숙

이때 부처님이 연못을 바라보니 청련, 홍련, 백련이 물속에서 자라나 때로는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물속에 잠겨 있고, 때로는 물 위로 솟아나 더러움을 떨치고 꽃을 피우기도 했다.

부처님은 연꽃을 보고 이 세상에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고 선한 사람도 있으며, 가르치기 어려운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가르치기 쉬운 사람도 있다고 여겼다.

마침내 부처님은 진리를 펴기로 했다. 그리하여 “감로의 문이 열렸다. 귀 있는 자는 와서 들어라” 하시며 깨달음의 사자후를 설하게 됐다.

ⓒ 윤혜숙

이렇게 연꽃은 불교의 시작을 알리고,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연꽃은 만물을 탄생시키는 창조력과 생명력을 지녔다고 한다.

불·보살이 연화대에 자리하고, 〈묘법연화경〉과 같이 경전 이름이 되기도 한다. 사찰 전각을 장식하는 단청은 연꽃 위에 부처님을 상징하는 사리를 표현했다. 민가에서도 판소리 심청전에서 임당수에 빠진 심청이 새 생명을 얻어 나올 때도 연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산회상에서 연꽃 한 송이를 들어 가르침을 전한 염화미소(拈華微笑)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진리’를 나타낸다. 

이렇듯 연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특별히 연꽃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은 이러하다. 

첫째, 처염상정(處染常淨)이다.

진흙에 뿌리 내리고 피는 연꽃은 아무리 더러운 곳에 있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한 송이 꽃을 피운다. 또한 연꽃은 물의 오염물질을 양분으로 삼고 산소를 내뿜어 물을 정화한다. 세상에 살면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오염된 세상을 맑히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라는 뜻이다.

둘째. 화과동시(花果同時)이다. 연꽃은 꽃잎이 필 때 씨방도 함께 여문다. 깨달음을 얻고 나서 이웃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탐진치 삼독심을 버리고 자비심을 키워 이웃을 위해 사는 것이 깨달음의 삶이라는 것을 연꽃은 말하고 있다.

셋째, 종자불실(種子不失)이다. 연꽃은 삼세인과 법칙이 담겨있다. 꽃을 활짝 피운 연꽃은 씨앗이 떨어져 3,0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인연이 되면 다시 꽃을 피운다.

유별나게 퍼붓던 장맛비가 그쳤다. 남도의 연지마다 연꽃이 한창이다. 삼복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지만, 연꽃이 들려주는 시원한 부처님의 감로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불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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