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법문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불자의 자세

2020년 3월 24일 초하루법회 법문

오늘은 코로나19를 대하는 불자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주제를 가지고 법문을 해볼까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회도 병이 나면 정상적인 자기 기능을 못합니다. 어제 기사를 보니, ‘IMF가 심장마비라면, 코로나19는 중증 당뇨병이다.’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IMF는 심장마비처럼 갑자기 와서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만, 코로나19는 당뇨병같은 만성질환같아서 이 사회를 오래동안 힘들게 할 것이라는 기조로 이런 비유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이 비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바로 이 사회가 병이 들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은 강한 전파력을 가져서 결국은 사회가 제 기능을 못하게 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첫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불자로서 사회적으로는 자비의 실천에 앞장서야하고,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 수행하는데 전념을 기울여야 한다.

 뉴스에서 보다시피 유럽, 미국, 중국 등 외국은 전시 상황입니다. 거리에 사람들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닙니다. 학교, 관청 등 모든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고장난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코로나가 이 사회를 병들게 했다고 하는 것일까요?

 사회가 유지되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신뢰가 바탕이 되야 합니다. 이 사회는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도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굴러가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만원이라고 쓰인 종이를 가게주인에게 주고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하면 가게 주인은 아이스크림을 줍니다. 이게 왜 가능할까요? 그 만원이라고 쓰여진 종이에 대한 신뢰가 이 사회에 퍼져 있으니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돈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종이조각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이 신뢰를 깨트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예를 봅시다. 최근 뉴스를 보면, 미국 사람들이 총알을 사재기를 합니다. 코로나19가 퍼지는데 왜 총알을 사재기하는가? 우리는 이해를 잘안됩니다만, ’나와 우리 가족은 내가 지켜야 되겠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치안, 사법, 복지 서비스 같은 시스템이 나와 우리를 지켜줬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정부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사람들 속에서 그 전에는 없던 불안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불안감과 두려움은 다른게 아닙니다. 나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저 병에 걸리면 죽는다. 결국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조장시켰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런 두려움과 공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우리 불자들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육신이 곧 나’ 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세균이 퍼져서 이 사회가 병들었지만,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보면, 코로나19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면 이 병든 사회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우리가 지금까지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로만 코로나19를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정보통신망이 잘 깔려 있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가 지금처럼 이렇게 코로나19를 다른 나라에 비해서 잘 막아낼 수 있었을까요? 두번째는 정부에서 코로나19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즉각 공유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세번째는 우리가 그나마 민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촛불혁명 등등 하면서 국민들이 자기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민주주의적인 의식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대해서 대응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의료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코로나19에 대응을 하려면 당연하게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우선 경제적으로 어떻게 우리가 잘 풀어나갈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잘 알다시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사회적 약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려서 힘든게 아니고, 코로나19로 인해서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당장의 삶이 치명타를 받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들. 경제 시스템을 제대로 복구하는 것도 코로나19를 대응하는데 중요한 문제입니다.

 문화적으로도 평소에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면 악수를 하는데, 이제는 그 습관들을 가능하면 멀리해야 한다던가, 지금까지는 직접 만나서 무언가를 하는 문화였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상에서의 만남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 되고, 이 온라인상에서의 만남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것 만큼 할 수 있을까, 온라인에서의 만남에 잠재되어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이런 고민들을 이제는 해야 됩니다. 즉, 문화적인 시스템도 변화해야 합니다.

 결국, 병든 사회를 고치려면 의료적 측면, 경제적 측면, 문화적 측면 등 모든 측면에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을 함에 있어서 정부가 앞장서서 코로나19에 맞서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게 첫번째입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하는 것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가? 그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올바로 하고 있는지 이제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사회적인 문제에 의무감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한참 논쟁이 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을 어떻게 줄거냐? 실행을 할거냐? 말거냐? 실행을 하면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일부만 할 것 인지, 이런 것들이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야 사회가 하루빨리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첫번째입니다.

 두번째, 우리 불자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불교는 자비의 실천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자비의 실천이라고 하는 것은 남이 시켜서 마지못해서 하는게 아니고 내가 자발적으로, 내가 바라는 바가 없이, 조건없이, 무조건적으로 하는 것이 자비의 실천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과제는 이 사회를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복구시키는 것입니다. 이 사회가 병이 들었는데 이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 근데, 이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신뢰가 바탕이 되야 하는데, 이 신뢰는 조건이 있는 신뢰입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무언가를 줘야, 나도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가 병이 들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누군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내 주머니를 털어야 하고, 자발적으로 자기 시간을 내서 지금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사회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병든 사회가 빨리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행자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만, 최근들어 올해만큼 봄날의 하늘이 깨끗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뜻 밖의 선물입니다. 중국의 공장들이 지난 겨울 다 멈춰서 우리나라 하늘이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그리고 평일에도 무등산에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젊은 학생들. 가족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것을 앞뒤 맥락없이 보면 정말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하늘은 맑고 사람들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거죠. 이런 세상을 사실은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것입니다.

우리가 ‘느리게 사는 삶’ ‘잠깐 멈추어 서는 삶’ 말로는 숱하게 했지만, 실천을 못했습니다. 근데, 코로나19가 우리를 멈춰서서 돌아보게끔 만들었습니다. 이런 때에 불자라면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 자기 수행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기회를 줬으면, 우리가 최대한 그것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결국은 우리들의 욕망을 쫓기 위해서 그동안 우리들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이 기회에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이 기회에 멈춰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까지 욕망을 위해서 부지런히 뛰어갔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불자로서 사회적으로는 자비의 실천에 앞장서야하고,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 수행하는데 전념을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자라면 당연히 일상적으로 해야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동안 해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라는 세균을 만나서 병이 든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불자답게 살면, 앞으로 설령 이런 일이 또 생기더라도 우리는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불자답게, 더욱 더 불자답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길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 Article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