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봉축탑 점등

“긴 병 끝에 효자 없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이 말이 꼭 들어맞는 듯합니다. 벌써 코로나-19가 3년째입니다. 한국이 엔데믹으로 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섞힌 뉴스도 있긴 하지만, 먹고 살기는 눈에 띄게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뜩이나 힘든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물가들이 멈출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초파일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도청 앞에 20미터 높이의 미륵사지 탑을 세웠습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봉축탑의 점등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점등식 행사가 시작되자,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였습니다. 어쩌면 이 비는 부처님이 내리는 자비의 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코로나, 전쟁, 물가고… 갖은 고통에 힘들어 하는 중생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부처님의 손길인 것만 같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니 비도 그쳤습니다. 올해 점등식 행사는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했습니다.  앞으로도 나라 안밖의 사정은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처님의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력이라면 우리를 가로막는 그 어떤 힘든 역경도 쉬 사라질 것입니다.

비록 삶이 힘들지라도 부처님의 제자답게 당당하게 헤쳐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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