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자 명상 갈래잡기

마음의 지도를 펼치다

명상이란 무엇인가: 다양화되는 명상의 형태

명상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알아차리는 수행법입니다. 오늘날 명상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웰니스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침 시작 루틴, 업무 중 휴식, 하루 마무리 리추얼 의식으로 우리 삶 곳곳에서 명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고급 호텔에서는 웰니스 프로그램이 필수 요소가 되었지요.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닙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깊어지는 가운데,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MZ세대의 자아 성찰 문화입니다. 이들은 자아 성장을 목적으로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혜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면밀한 자아 성찰로 메타인지를 발휘하여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사람이 ‘쿨’하고 ‘힙’한 멋쟁이로 여겨지며, 그 방법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일례로, 주 이용자가 20~30대인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분석한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4’에서는 올해 이용자들의 독서 키워드로 ‘내면·마음챙김·자립’이 꼽혔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명상의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호흡 명상, 요가 명상, 싱잉볼 명상, 차 명상, 춤 명상, 음악 명상, 미술 명상 등등…. 수많은 명상법이 등장했습니다. ‘멍때리기 대회’나 ‘불멍’, ‘물멍’ 등의 ‘멍 문화’가 새로운 여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명상을 주제로 한 웰니스 축제, 명상 축제, 국제선명상대회, 명상엑스포, 명상컨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한국불교 수행 전통을 알리는 목적으로 ‘선 명상’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명상 문화 속에서 불자들이라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꼭 짚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생각을 비우는 ‘멍상’과 깨어있는 알아차림의 상태를 유지하는 ‘명상’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도구로서의 명상’과 ‘수행으로서의 명상’은 분명히 다릅니다. 

현대 명상과 불교 수행의 차이

널리 알려진 명상의 뿌리는 불교적 수행 방법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불자 사이에서도 ‘수행’이라고 말할 때와 ‘명상’이라고 말할 때의 미묘한 거리감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참선 수행은 스님들이나 상근기上根器 불자의 전유물로 여길 뿐, 자신의 마음공부는 ‘좀 더 쉬워 보이는’ 다른 방법을 찾거나 나중으로 미뤄두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불교 수행의 본질과 현대인의 명상, 그 간극이 불자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현대적 명상과 불교 수행의 차이는 ‘목적’에 있습니다. 현대적 명상은 마음의 안정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마음 기술’의 차원에 초점 맞춰져 있습니다. 불교의 수행은 깨달음을 향한 여정입니다. 단순한 휴식이나 일시적 안정을 넘어 진정한 해탈을 목표로 합니다. 

현대의 명상이 증상을 완화하는 진통제라면 불자로서의 수행은 고통의 뿌리를 없애는 치유와 같습니다. 둘 다 통증을 다루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수행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분노가 일어날 때 현대 명상은 호흡에 집중하여 그 순간의 감정을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불교 수행은 분노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원인을 통찰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목표로 합니다. 

치유의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더 이상 머물러 있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불자들에게는 일시적인 마음의 평화나 안정을 넘어서 진정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는 불자이기 때문에 받은 큰 가르침입니다.

다만 한 가지 전하고 싶은 것은, 이 글은 결코 현대인의 명상을 폄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상황과 단계에 맞는 수행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당면한 괴로움을 잠시 멈추는 방편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나아가 근본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심 수행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하고 맞는 방법을 알아차리고 수행하면 됩니다. 어느 단계에서 시작하든, 궁극적으로 진정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불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수행과 도구, 불자들의 명상과 실천이란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알아차리면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생깁니다. 가야 할 방향을 알았다면 힘을 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됩니다. 그렇다면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는 불제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수행하면 좋을까요? 어떤 명상을 하면 좋을까요?

목표를 바르게 세우고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聞], 그것을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깊이 사유하며[思], 실제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修]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수레바퀴와 같습니다. 지식으로만 알고 실천하지 않거나, 실천만 하고 공부하지 않는 것은 삼각형 바퀴를 단 수레와 같아서 아무리 굴려도 순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둥근 바퀴는 공부와 사유와 실천이 조화롭게 이뤄질 때 완성됩니다.

앞으로는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의 본질적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려 합니다. 전통 불교의 다양한 수행법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놓치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수행의 방법들을 여러분과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글. 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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