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배우는 불교

사덕(四德)

흔히 가정집과 식당에 걸려있는 유명한 글귀인 ‘상락아정(常樂我淨)’은 『열반경』에 나오는 말씀으로 불교의 이상 세계인 열반이 지닌 네 가지 큰 덕을 말합니다.

첫째, ‘상덕’은 부처님이 누리시는 열반의 경지는 ‘항상하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기에 생겨난 것은 반드시 없어지고 태어난 것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우리 중생계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유한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열반의 세계는 나고 죽음을 벗어난 영원, 그 자체입니다. 무상이 아니라 항상이며 유한이 아니라 무한입니다.

둘째, ‘락덕’은 열반의 경지란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한 세계라는 뜻입니다. 세상은 생로병사에 따른 고통, 욕망으로 인한 고통 등 수많은 고통이 언제나 함께합니다. 반면 열반은 고통의 원인인 번뇌와 집착을 완전히 끊었으므로 아주 작은 고통조차도 찾아볼 수 없고 즐거움만 가득합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갖추어져 있는 참마음, 즉 불성(佛性)을 활짝 드러내어 얻은 진실의 기쁨입니다.

셋째, ‘아덕’은 열반의 경지야말로 ‘참나’가 존재하는 세계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몸은 허망하여 마치 빌려다 쓴 물건과도 같아서 언젠가는 땅과 물과 불과 바람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중생들은 이러한 망념 된 몸에 진실한 자기가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환상입니다. 열반의 몸은 이런 환상과 같은 육체적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났을 때 나타납니다. 열반에 의해 얻어진 참나는 지혜와 자비로 이루어진 자유자재한 몸으로 형상을 벗어나 온 우주에 충만하여 걸림이 없습니다.

넷째로 ‘정덕’은 열반의 경지는 맑고 깨끗한 세계라는 뜻입니다. 중생계는 온갖 죄업과 악으로 물들어 있어 아집과 욕망이 가득한 곳입니다. 그러나 열반의 세계는 안온과 평화만이 존재합니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자랑스러워서 대립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투명하고 뚜렷한 곳. 그곳이 바로 부처님의 열반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상락아정’은 깨달음을 통해 이르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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