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면 보이는 증심사 관세음보살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된 증심사 석조보살입상은 증심사에서는 관세음보살님으로 통하고 있다. 오대산 월정사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과 같이 높은 원통형 보관을 쓰고 있다는 점과 세부표현이 간략해진 것으로 보아 고려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전라남도 문화재위원 성춘경은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원통형 보관을 쓰고 있으며 보관전면에 화불이 새겨진 것을 고려해 관세음보살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증심사 석조보살입상의 원래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우선 1966년 간행된 『광주시사』에 따르면 ‘담양 서봉사터에 있던 것을 현준호(광주의 부호이자 호남은행의 2대 은행장)가 자신의 재산을 들여 증심사로 옮겨왔다’고 기록돼 있다.
한편, 박선홍의 책 『무등산』에는 ‘전남도청에서 대황사에 옮겼다가 폐사된 뒤인 1930년대 초 증심사로 옮겨왔다’고 광복 전후 주지였던 종산, 최용식 스님에게서 필자가 직접 들었다고 적혀있다.
석조보살입상이 증심사에 처음 모셔졌을 때 위치는 오백전 왼쪽, 7층 석탑의 옆자리였다. 1990년대 사진을 보면 보관, 눈, 코, 입 등의 형태가 온전히 보였으나 바깥에서 몇십 년 이상 서 있으며 풍화로 훼손되었다. 그러다 2003년 오백전 건물을 보수하면서 대웅전 오른쪽에 원통전을 지어 모셨다.
2021년부터 원통전에 연등을 달아 연등불을 밝혔다. 현재는 풍화로 훼손되어 관세음보살님의 형태가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면 관세음보살님의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