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우리신도

남을 위한 봉사인데 제가 더 행복해져요

행복한 피자가게 봉사 화안행 보살

한여름 찜통더위의 위세가 만만치 않다. 역대급 무더위에도 증심사 신도들의 자비 실천행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 7월 21일, 광주 자비신행회에서 ‘증심사 사찰음식 도시락 나눔 행사’가 펼쳐졌다. 한여름에도 코로나로 고생하는 방역담당자들에게 한 끼라도 사찰음식을 공양하기 위해서이다.

이날 아침 8시부터 봉사에 참여한 노경난(법명 화안행) 보살은 “무더위에 방역복도 벗지 못하는 방역 담당자 분들이 사찰음식으로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화안행 보살이 증심사에서 펼치는 자비봉사에 함께한 것은 3년 전부터이다. 2019년 수요야간법회를 인연으로 증심사를 찾았고, ‘중현스님의 행복한 피자가게’도 동참했다.

“우리 주위에는 소외된 이웃이 많아요. 특히 어렵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중현스님의 행복한 피자는 그 아이들이 먹는 피자이기에 더 정성이 들어가고 마음이 쓰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피자 만들기 봉사를 한다”는 화안행 보살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피자가게 봉사에 빠지지 않았다. 화안행 보살이 행복한 피자가게에서 맡은 분야는 도우 반죽이다. 피자 맛은 밀가루와 여러 가지 재료들의 적절한 배합과 반죽, 발효로 만든 도우에서 결정된다. 피자봉사 때면
4~50여개의 도우를 만들다보니 이제 프로급 수준이다.

“피자는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적절한 배합이 중요합니다. 비싸고 맛있는 재료만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 피자가 만들어지지 않아요. 피자봉사를 통해 집착하지 말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몸으로 체감합니다”

피자가게 반죽팀

화안행 보살은 “봉사에 참여하는 이들의 마음은 다 같다”며 “소외된 아이들이 먹는 피자이기에 이왕이면 재료들을 더 많이 넣고 싶어 한다”고 들려준다. 그러나 재료가 많으면 오븐에서 타기 쉬워 맛있는 피자가 완성되지 않는다. 부처님도 제자에게 거문고 줄을 너무 조이거나 느슨하게 하지 않아야 좋은 소리가 나듯 정진할 때도 집착과 욕심으로만 하지 말라고 하셨다.

화안행 보살이 불교를 만난 것은 어린 시절이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절에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곤 했다. 5년 전까지 화안행 보살에게 불교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경전 공부를 하거나 기도하는 신심 깊은 불자는 아니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불교가 생활 속에 다가왔다. 5년 전 지인을 따라 집에서 가까운 절에 가게 됐고, 사시기도에도 참석했다.

그 후 증심사 수요야간법회와 인연이 되면서 불교의 참 맛을 보게 됐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춰졌지만 수요야간법회는 법당에서 108배와 함께 시작한다. 절을 하면서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했다. 참선을 하고 주지스님과의 차담을 통해 궁금했던 불교가 하나하나 풀려갔다.

“아는 만큼 실천하자”는 중현스님의 말씀에 따라 봉사에 나섰다. 매달 초사흘마다 후원봉사에 함께하며, 행복한 피자가게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종무소 재무단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라는 것이 참으로 묘해요. 나보다 남을 위하는 일이지만 이상하게 봉사를 하고나면 제 마음이 더 기쁘고 보람을 느껴요.” 돈이 없어도 보시할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 가운데 첫 번째가 화안시(和顔施)이다. 항상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화안행 보살의 웃음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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