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소소한 일상
새벽 이부자리에서 알람을 기다리며 같은 시각에 알람을 기다리던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정확히 24시간 전에 어떤 느낌이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하다보니 소소한 변화도 기억에 남는가 봅니다.
하루하루가 고만고만해서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날들을 일상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더할수록 일상은 더욱 더 일상스러워지고 있습니다만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올 여름도 어김없이 온 지구는 역대급으로 끙끙 앓았습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1,500명대는 이젠 익숙한 모습입니다. 위기가 일상이 되어 버린 시대입니다. 평범한 날들이야말로 길이 기억에 남을 순간들입니다.
소소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여 점점 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일상들을 다시 소환하려고 합니다. 2년 가까이 쉬고 있던 ‘수요법회’와 ‘길따라절따라’를 다시
시작합니다. 지켜야 할 일상이 있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또 있을까요?
‘길따라절따라’와 ‘수요법회’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