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하는 기도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기도가 더 힘이 나네요. 더구나 법당에서 제가 직접 목탁 치면서 염불을 하니 생소하면서도 환희롭습니다.”
지난 5월 하안거 결제와 함께 시작한 ‘하안거 아미타기도’에 동참하고 있는 보명심(김옥주)보살은 “법당에서 목탁 치며 큰 소리로 염불하니 집중도 잘되고 생동감이 넘친다”며 “색다른 기도체험이다”고 밝혔다.
이번 증심사 하안거 기도는 재가자 안거의 하나로 증심사에서 다시 마련한 기도정진이다. 하안거 기간 동안 노전소임을 맡고 있는 연덕스님을 지도법사로 대웅전에서 매주 토요일(오후 2~4시)마다 20명의 대중이 모여 함께 정진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입재에 들어간 하안거 기도정진은 아미타불 염불-108참회 정진-참선 순으로 2시간 동안 진행한다. 특별히 이번 하안거 기도는 스님뿐 아니라 기도대중이 각자 목탁을 치며 ‘나무아미타불’ 정근을 하고 있어 합송하는 염불소리가 장엄하기 그지없다. 보명심 보살은 하안거 기도에 앞서 1년 기도를 3회에 걸쳐 진행하는 천일기도 중이었다. 마침 마지막 1년 기도 입재가 하안거기도 입재와 같은 날이었다. 인연은 이뿐만이 아니다. 보명심 보살은 천일기도도 매일 참회진언 사경천수다라니 정근-광명진언 독송 등 염불을 위주로 정진하던 중이었다.
“염불은 큰 소리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혼자 정근하다 보면 소리도 작고, 때로는 졸음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법당에서 스님과 함께 목탁을 치면서 마음껏 큰 소리로 염불정진을 하게 되어 기도가 잘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보명심 보살은 “1시간 30분가량 큰 소리로 나무아미타불 정근을 하고 나면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하다”고 한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스트레스에 고성염불은 최고의 명약”이라는 것이다.
보명심 보살은 35년이 넘는 증심사 신도이다. 결혼 후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 때 아이들과 처음 나섰던 나들이가 증심사였다. 그때는 법당 앞마당 한편에 큼직한 수각이 있었다. 대나무 사이로 흐르는 물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물통에 담아 기도하듯 마셨다. 그해 부처님오신날에 가족과 함께 증심사를 다시 방문했다. 환하게 밝혀진 연등을 따라 오르던 계단과 법당이 환희로웠다. 그렇게 증심사가 재적사찰이 되었고 오늘까지 신행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가족 화목과 건강이 기도의 전부였습니다. 이제는 매일 아침 예불을 하면서 ‘나도 깨달아야 한다’고 발원합니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모두가 더불어 깨우쳐 부처되는 것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