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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하면 이웃도 편해져요

전 유마회장(3대) 향산 거사

코로나19 확산이 해를 넘기고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계인이 독감의 하나인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올겨울 관심사는 온통 ‘건강’이다. 향산 김병구 전 유마회장(3대)은 신행과 봉사는 물론 건강까지 잘 다스리는 재가불자로 알려져 있다. 향산 거사는 지난해 헌혈의 날을 맞아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 최장기간 헌혈을 인정받아 기록증과 함께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도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이 있으면 헌혈을 할 수 없어요. 불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보람된 수행으로 헌혈이 으뜸입니다.” 50여 년 전, 서울 적십자사 앞을 지나던 향산 거사는 헌혈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게됐다. 궁금증 많던 고교생에게 헌혈은 생소했다. ‘남의 생명을 살린다’는 말에 곧바로 팔을 내밀었다. 1971년 9월 30일이었다. 그해는 부족한 혈액을 매혈에서 일반인의 헌혈로 바꾼 첫해였다.

이후 두 달에 한 번꼴로 헌혈에 나섰고 헌혈증을 모았다. 지난해까지 모두 401회에 이른다. 특히 향산 거사는 헌혈증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어 헌혈 역사의 증인이기도 하다. 이 기록은 세계에도 유래가 없어 기네스북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70세인 향산 거사는 지난해 4월 헌혈을 마지막으로 이제 더이상 헌혈을 할 수 없다. 헌혈에도 정년이 있어 69세까지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산 거사는 헌혈은 물론 봉사에도 큰 자취를 남기고 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맑고향기롭게 등 수많은 사회봉사단체를 통해 무려 8,000시간 이상을 봉사했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전공한 사진으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그동안 노인정, 복지시설 등을 찾아 2,000여 명에게 영정으로 사용할 장수사진을 촬영해 주었다.

이같은 향산 거사의 나눔과 봉사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른 실천행이다. 어려서부터 불교집안에서 자란 향산 거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스님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고 봉사에 참여했다. 1979년, 전화국 직원으로 순천 송광면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송광사에는 자석식 전화기 1대가 있었다. 전화기 수리차 수시로 송광사를 찾게 됐고, 큰 스님들의 법문을 들었다. 직업의 전문성을 살려 당시 대웅전 앞으로 지나던 전화선을 지중화하는 데에도 작으나마 역할을 했다.

1989년 광주로 발령이 나자 증심사를 찾았다. 젊은 향산 거사 부부는 새벽예불에도 빠지지 않았다. 100일간 관음정근 100만독 기도를 하기도 했다. 개인신행과 함께 신도회에도 적극 참여했다. 유마거사회 활성화를 위해 총무를 자청하고 사찰순례를 제안했다. 3년간 버스 2대로 전국 99곳의 사찰을 순례했다. 순례 때는 먼저 답사를 하고 진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순례기간 동안 작은 접촉사고 한번 없었던 것은 불보살님의 가피라 여긴다. 유마거사회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3대 회장을 역임했다. 향산거사는 정년퇴직 후 장성 불태산 자락에 농장을 마련했다. 양봉으로 또 다른 삶을 일구며 나눔과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구산 큰스님에게 마음속에 새겨야 할 가르침을 청하자 ‘진여불보(眞如佛寶)’라는 글귀를 써주셨습니다. 부처의 참 마음으로 살라는 가르침으로 여겨 마음 씀씀이를 잘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편하고 좋으면 그 기운이 이웃에게 전해져 더불어 세상도 좋아지게 됩니다. 함께 행복해야 극락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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