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불교미술의 세계 3
단청
단청(丹靑)은 나무건물에 색을 입힘으로써 건물의 존엄성을 드러냅니다. 또한 방풍, 방습, 방충의 역할을 하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드러나는 목재의 조악성을 은폐하고, 일반사물과 불교사물을 구분하여 종교의식의 색채를 나타냅니다. 단청은 가칠 단청, 긋기 단청, 모로 단청, 금모로 단청, 금단청 등의 기법으로 진행되어 갑니다. 모로 단청은 머리 단청이라는 말로도 사용되며, 부재의 끝부분에 간단한 문양을 넣는 단청으로 통용됩니다. 금단청은 법당에 비단 수를 놓듯이 복잡하고 화려하게 도채하는 기법이며, 갖은금 단청은 문양 위에 동식물이나 비천상 등을 그려 넣으면서 도채 장엄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법입니다.
단청을 하면서 포와 포 사이의 포벽에 연꽃을 그려 넣기도 하는데요. 증심사의 경우에는 포벽마다 부처님과 보살님을 모셔 점안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처님 건물로써 가장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증심사 대웅전 법당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둥에 단청을 하는 경우, 주의라고 하는데요. 기둥에 커텐을 만들어놓듯이 단청한 기법을 말합니다. 서까래 끝 단면을 불의라고 하고, 서까래 끝 부분을 머리하여 각 부분을 꾸미기도 합니다.
탑
다음으로는 탑을 살펴보겠습니다. 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일종의 무덤으로 예배의 대상이 됩니다. 중국에서는 전탑, 한국에서는 석탑, 일본에서는 목탁의 형태가 발달되어 왔습니다. 한국의 석탑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요, 옥개석을 여러 겹 얹고 있는 형태의 석탑이 흔하며, 종 모양의 탑이 있기도 하고, 항아리형에 뚜껑이 있는 형태도 존재합니다.
불국사를 위시하여 석등이라는 조형물을 가지고 있는 사찰이 있습니다. 호남 지역에서는 주로 여덟 각의 화사창을 가지고 있는 석등이 많이 발견되는데요, 팔각의 화사창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정도를 의미하고, 특히나 호남지역에서 이러한 기술을 발현하여 석등을 조성했다고 전해집니다. 더욱이 석등을 받치고 있는 좌대도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사자들이 부처님의 광명의 가르침을 받들고 있는 작품들이 대표적입니다. 일본풍의 석등이 국내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요. 옥계석이 하늘을 향해 휙 까져있거나 화사창이 뚫리지 않고 막혀 있거나 간주석이 대나무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당간지주, 윤장대
당간지주도 눈으로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절 앞에 돌이나 쇠로 만들어 높이 세운 기둥인데요. 덕이 높은 스님을 널리 알리거나 절의 행사를 알리기 휘해 세운 것입니다. 깃발을 달아 종파나 문파를 표시하기도 합니다. 윤장대는 경전을 쌓은 책장에 가죽을 달아 회전하도록 만든 나무 책궤입니다. 특히 티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불교 조형물로,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나 경전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이 윤장대를 돌리기만 해도 불경을 읽은 것과 가튼 공덕을 지닌다고 합니다. 비슷한 역할과 형태를 한 미니 윤장대인 마니차를 돌리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물
범종, 운판, 목어, 법고의 네 가지 사물 역시 각 사찰에서 만날 수 있는 불교미술품입니다. 범종은 천상과 지옥의 중생을 제도하는 법구인데요. 범종에서도 포뢰, 고래, 비천 등의 각기 다른 예술형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운판은 하늘을 나는 짐승들을 제도하는 법구, 목어는 물 속에 사는 어류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법구이고, 법고는 짐승을 비롯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법구입니다.
염주, 발우
염주는 생각하는 구슬입니다. 염불이나 절을 할 때 손에 차고 돌리며 번뇌 망상을 없애고 마음을 한곳에 모아 부처님을 간절히 생각하게 하는 도구이지요. 구슬의 개수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단주는 구슬이 14개와 27개, 중주는 54개, 백팔염주는 108개, 장주는 1080개나 3000개 등으로 이뤄집니다. 수행자의 밥그
릇인 발우 역시 훌륭한 불교미술품 중 하나입니다. 네 개의 발우가 하나의 큰 그릇으로 포개지며, 그 자체로 목기 예술이며 옻칠공예이기도 합니다.
불교기, 법륜, 연꽃, 보리수
불교의 상징물인 불교기는 1882년 영국인 불교도 울코트대위가 창안한 이후 1950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에서 정식 승인되었습니다. 청색은 부처님의 법, 황색은 부처님의 마음, 적색은 부처님의 쉬
지 않는 정진, 백색은 부처님의 청정한 마음, 주황색은 가사 색깔을 의미합니다. 조계종을 상징하는 삼보륜은 삼보의 신앙과 선교양종의 이념, 사부대중의 화합과 포교를 통한 불국정토의 구현을 의미합니다.
이밖에도 길상과 행운의 표시인 만자, 법의 수레바퀴를 형상화한 법륜, 불법을 상징하는 일원상, 연꽃, 보리수 등이 불교미술로써 불교정신을 담아내는 상징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