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근대문화유산의 발자취를 따라서
주지 중현스님의 해설과 함께 사찰 및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길따라절따라. 이번 6월 12일에는 24명의 참가자와 함께 군산 동국사와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경암동 철길마을을 다녀왔다.
여성들의 핫플레이스 동국사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조선인 여성들이 금강사(現.동국사)를 많이 찾았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조동종에
서만 볼 수 있는 자안관음(子安觀音) 신앙이 금강사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안관음아기를 안고 있는 관음보살 신앙은 안산기원(安産祈願)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기원 에 근거를 둔다.
안산은 곧 순산(順産)을 의미한다. 따라서 출산을 앞두거나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이 소풍으로 자주 찾아 핫플레이스가 되었던 것이다.
일본 불교의 참회 참사문비와 평화의 소녀상
동국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 조동종이 ‘금강선사’라는 이름으로 절을 창건했다. 일본에서 자재를 가져와 건축한 일본식 사찰이다. 당시 군산에 있던 5개의 일본 사찰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한다. 일본 불교는 단순 포교 목적이 아닌 일제의 첨병이 되어 제국주의적 만행에 동조했다.
이에 조동종에서는 1992년 일제의 첨병이 되어 만행을 저지른 과거를 참회하는 참사문을 발표했다. 20년 만인 2012년에 동국사에 비문을 세워 일본 불교의 양심과 참회를 다시 한 번 보여 주었다. 그리고 동국사에서 5개월간의 모금운동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조성했다. 여기에는 군산 시민, 일본인 등이 성금을 모았다고 한다.
수탈의 흔적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일제강점기 군산항에서 우리나라의 총 쌀 생산량 중 53%가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일본인과 조선인에게 지급하는 큰 폭의 쌀 수익금 차액으로 이득을 챙기는 일본의 경제 수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1953년 이후에는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다가 민간에 매각되어 예식장, 유흥주점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화재로 방치되어 있었던 건물을 군산시에서 매입해 등록문화재로 지정 후 보수하여 역사의 이해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
경암동 철길은 1944년 일제 강점기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최초로 개설되었다. 개설된 철도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동네를 이루었고 19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현재는 상업화 되어 실제 거주하고 있는 가구는 15가구 남짓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