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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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차한잔
[26-06] 무소유가 궁금해
Screenshot 최근 성황을 이뤘던 2026 불교박람회에 다녀온 젊은 세대들이 “무소유로 갔다가 풀소유로 돌아왔다”는 후기를 공유해 화제가 됐습니다. 오늘은 스님께 무소유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불교 하면 ‘무소유’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무소유, 어디에서 비롯한 말인가요? 무소유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법정스님이 1970년대에 쓴 <무소유>라는 책에 의해서입니다. 당시 법정스님은 지금으로 치면 유시민과 비슷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스님이면서 동시에 인기가 있는 작가였거든요. 스님이 펼쳐낸 <무소유> 책이유행하면서 무소유라는 개념도 함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죠. 무소유가 뜻하는 것이 정말로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닐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능하지 않은 말 같기도 하고요. 법정스님의 책에서 설명하기를 무소유란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게 아니고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무엇을 소유하지 않는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는 재물이나 돈, 명예 같은 것들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법정스님의 이야기는집착을 소유하지 말라는 것이 되겠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가져서 거기에 집착하거나 애착하지 말라는 이야기죠. 이러한 무소유의 정신은 출가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겠군요. 부처님 살아생전에는 수행자들에게 말 그대로의 무소유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집을 소유하지 말라고 했고, 심지어 같은 나무 아래에서 3일 이상 머무르지 말라고 했습니다. 같은 나무 아래에서 자면 거기에 대한 애착이 생기기 때문이었죠. 가끔 스님들이 고가의 물건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부적절하거나 부정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필요 이상 갖지 말라는 말은 필요한 만큼은 소유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재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사회에서는 핸드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듭니다. 필요한 기능에 따라 고가의 핸드폰이라 할지라도 요즘은 할부로 가능하지요. 자동차 같은 경우도 그렇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실감하지 못하지만 시골에 살면 차가 필수품입니다. 차 없이 이동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요. 차를 스님 개인이 소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찰 차원에서 업무용으로 소유하기도 합니다. 물론 값비싼 외제차를 고집한다면 그것은 차에대한 집착이겠지요. 한편으로는 시장이나 마트 등 스님을 만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장소에서 스님을 마주치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님들도 쇼핑을 하나요? 스님의 장바구니에는 무엇이 담기나요? 스님들도 생활을 해야 하니까 당연히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필요한 것을 사야지요. 사람들의 머릿속에 스님들은 수행만 한다고 하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절 밖에서 스님을 만나면 어색해하는데요. 수행을 하려면 밥도 먹어야 하고 병원도 가야 하고 때로는 공공기관에 가서 서류 처리도 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것이지요. ‘청빈’, ‘절제’, ‘자족’의 수행정신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법정스님이 <무소유>를 쓴 1970년대는 경제개발이 가속화되고,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자는 사회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필요 이상을 가지면 반드시 거기에 대한 대가가 따릅니다. 지금 우리는 공동체의 파괴, 기후위기, 환경오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는 것이 지속가능한 삶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50년 전에 법정스님이 이미 말씀하셨고, 부처님께서는 2500년 전에 ‘욕심이 모든 고통의 뿌리’라는 더욱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불교박람회에서 풀소유로 ‘플렉스’ 해버린 사람들은어떻게 합니까? 환불을 할 수도 없을 거고요. (웃음) 산 거는 산 거고. 앞으로는 그렇게 안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에 의한 소비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소비를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는 ‘필요한 만큼 가질 거야’라고 생각해도 주변 환경이 도와주지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무소유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자기 통제력이 있어야 하고, 통제력이 있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바라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훈련을 하고 자시 자신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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