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야기

기후변화 그리고 식량안보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폭염, 장마, 가뭄 등 기상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식량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벌어지는 이상 현상들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들은 어떤 위기를 겪고 있을까?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어떤 식량안보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식량 문제

세계 식량 수입·수출 1위인 미국은 지난 9월 전국의 약 43%가 가뭄을 겪었고, 100년여 만에 가장 많은 열대폭풍이 발생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식량 수입 2위국인 중국에선 약 두 달간 기록적 폭우가 이어져 양쯔강 유역의 일대 농경지가 초토화됐다. 또한 기후변화로 메뚜기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아프리카 각국과 중국, 파키스탄 등에는 대규모 메뚜기떼가 몰려왔다.

물류도 큰 문제다. 방역 조치로 무역항에서 처리하는 항만 물동 속도가 느려졌고, 운송료는 올라 지난 4~5월 벨기에 감자 농가 일부는 마진이 안 난다는 이유로 창고에 쌓인 감자 판매를 포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식량 물류망이 망가진 탓에 세계 한쪽에선 식량이 썩어갈 때 다른 쪽은 굶주리기 쉬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 7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곡물 수출을 중단하는 국가들이 속속 발생했다.

베트남은 쌀을, 러시아는 밀과 쌀, 보리, 세르비아는 밀과 설탕, 식용유를, 카자흐스탄은 밀과 설탕, 가자, 당근, 양파를, 파키스탄은 양파를 각각 중단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곡류값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우리나라의 식량 문제점

최근 국내 식량자급률(사료용을 제외한 국내 농산물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 비율)은 10년새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1.8도 올랐다. 세계 평균 기온 상승률보다 약 2.4배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농산물 재배지가 북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아열대작목 등 새로운 작물의 재배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기상을 보면 제주도와 부산, 통영, 여수, 목포 등 남해안 지역은 ‘아열대화’ 용어가 사용 가능한 지역이 되었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추경예산에서도 또 내년 정부예산에서도 농업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쌀은 자급하고 있으나 다른 곡물은 해외 의존도가 높으므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식량을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식량자급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를 굳건히 하고 식량주권을 스스로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부존자원(한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연・노동・자본을 총칭하는 말)을 활용한 식량자급 역량을 강화하고, 세계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여 중장기적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자급하지 못하고 식량주권을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안보적 차원에서 극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전 국민의 관심과 합심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식량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고 자력으로 식량안보를 지키는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국민적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주요 식량 수출국들의 비상시 수출제한 등 자원민족주의가 날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식량주권을 외국에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식량주권 확보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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