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제사의 모든 것 -1
재(齋)와 제사(祭祀)는 어떻게 다른가?
재주(齋主)와 제주(祭主)는 무엇인가?
흔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두 개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재와 제사
제사(祭祀)는 신령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이를 추모하는 의식이다. 제(祭)라는 한자를 파자해보면 왼쪽은 고기 육(肉) 자를, 오른쪽은 손 우(又)자를 썼다. 술과 고기를 올려놓고 손으로 깨 끗이 하는 과정을 말한다. 제사 사(祀)에는 보일 시(示)자가 들어간다. 재물을 신에게 보인다는 뜻을 지녔다.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상님들 이 우리와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로 매년 제사를 지내면서 음식 을 차려 은혜를 기리고 기억하는 것이다.
한편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재(齋)는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는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세 가지 업을 맑게 하여 악업을 짓지 않겠다는 다짐의 뜻으로, 삼보께 공양을 올리고 귀 의하는 믿음을 드러내는 장엄한 불교의식 가운데 하나다. 불교의 팔 관재일 중 여덟 번째인 계를 지키는 것에 해당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예를 다하고 공경한다는 뜻으로 제사를 지내지만 불교에서는 천도의 식 속에 영가에게 법문을 들려주어 영가가 집착에서 벗어나 극락왕생 하기를 바라주는 것이다.
49재든 좁은 의미의 천도재든 아니면 기제사든 영가를 천도하는 재의 공덕은 한량이 없다. <지장경> 제7품 이익존망품에는 “사람이 지극한 정성으로 천도재를 베풀고 공양을 올려 복되게 하더라도 공덕 의 7분 가운데 1분 공덕은 천도의 대상인 부모에게 가고 나머지 6분 공덕은 베푸는 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한다.
불교의 장례의식 절차
불교의 장례의식 절차는 임종-장례준비-조문의식, 시다림 순으로 진 행된다. 불교에서는 임종 무렵을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본 다. 왜냐하면 임종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가에 따라 내세가 달 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죽음의 순간, 무섭고 두렵고 방황하는 순간 에 통곡을 한다던지 육신을 붙잡는다면 엄청난 고통이 올 것이다. 죽음 이후에는 한 순간 업식으로 인해 다음 생과 결합하게 되는데 고요하고 차분하게 업식을 돌아보고 또 만들어가는 시간이 중요할 것이다.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은 위패를 쓴다. 불교에서는 고인과 재주의 관계, 본관과 이름, 거기에 영가라는 말을 붙여 쓰는데, 영가란 삶을 마 치고 떠난 영혼이 다음 생을 받기 이전까지의 상태를 말한다. 중음이 라 말하기도 한다. 임종하신 후에는 일반적으로 <아미타경>이나 <금강 경> 등 경전을 독송한다.
장례준비는 다음과 같다.
1. 고인을 모실 빈소를 정한다.
2. 고인의 뜻이나 집안 형편에 따라 화장, 매장 등 장례의 형태를 정한다.
3. 상주와 호상을 정하고 부고를 주위에 알린다.
4. 사찰과 스님께 알리고 스님을 모신다. 보통 49재를 지낼 사찰에서 스님을 모신다.
5. 사망 진단서 등 서류를 7~8통 가량 준비한다.
불자의 빈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영단 양쪽에 불교를 상징하는 번을 달거나 세운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인로왕보살’ 등이 쓰인 번이다. 공양물은 술과 육류가 빠진 육법공양 즉 향, 초, 꽃, 차, 과일, 밥 혹은 떡으로 차린다. 일반 가정에서 종교가 다른 친지가 있다면 갈등의 소지가 있다. 서로가 불편하다면 오히려 불자가 자비심을 내어 뒤로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후에는 경전을 준비하고 수시로 경전을 독송하여 고인의 앞길을 밝혀준다. 무엇보다 크게 통곡하거나 억지로 우는 것은 영가의 극락왕생에 방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다음은 조문의식이 있다. 조문을 하는 사람은 장례식장에 가서 분향을 하거나 꽃을 올린 뒤 절을 한다. 절은 원칙적으로 3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다림은 망자를 위한 설법, 염불, 독경의식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영가가 방황하고 있는 순간에 집착을 좀 더 빨리 버려서 좋은 업식으로 다음 생에 갈 수 있게 준비하기 위해서 염불과 독송을 한다.
시다림에 앞서 먼저 영가 수계를 한다. 이후 염습, 영가의 마음에 찌든 세속의 때를 씻어내고 새옷을 입히는 의식을 하고 입관을 한다. 입관 절차가 끝나면 유족들이 상복을 입고 처음 영전에 제사를 올리는 의식을 지낸다. 이것이 성복이다. 이어서 관을 빈소에서 장지로 옮기기 전에 마지막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발인의식을 치른 후 화장 또는 매장한다. 매장의식이 마무리되면 위패와 사진을 보시고 사찰에 와서 반혼재를 지내며, 장례를 지낸 뒤 3일 후에 삼우재를 통해 성묘를 하고 묘를 살핀다. 삼일장이라면 돌아가신 날을 기준으로 5일째에 해당한다.
불가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위한 마지막 기도로 49재를 봉행한다. 돌아가신 날부터 7일째 되는 날에 1재를 시작으로 7일마다 한 번씩 총 7번의 재를 올린다. 이 기간 동안은 영가가 이 생의 업장을 조금이라도 소멸하고 다음 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간으므로 가족들도 온 정성을 다하여 기도해야 한다.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악업을 짓지 말고 가능하면 공덕을 쌓는 것이 살아있는 자의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