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우리신도

기도, 함께하면 더 쉽고 원력·공덕 더 커져요

공적, 견덕화 부부

증심사 유마거사회 2대 회장을 역임한 정영배(공적) 거사와 송정님(견덕화) 보살 부부를 만나던 날은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였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에 부부의 신행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재적사찰에서 부부가 함께 신행생활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깨침을 향한 정진에 부부만큼 좋은 도반이 어디 있겠습니까. 공부도 혼자하기보다 함께 하면 더 좋다고 하잖아요. 이제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합니다.”

공적 거사와 견덕화 보살 부부는 각각이 아닌 ‘함께’를 강조한다. 이들 부부는 수행은 물론 가정과 세상살이를 서로 비추어 보는 거울이다. 거사는 보살을 보고, 보살은 거사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살피곤 한다. 공적 거사와 견덕화 보살은 젊은시절 직장인으로 만났다. 양가 집안이 모두 불교집안이어서 젊어서부터 마음이 통했다. 등산을 겸해 송광사, 선운사 등 사찰을 찾아 데이트를 했다.

“추월산 보리암은 잊지 못합니다. 힘들게 등산을 하고 법당에서 함께 108배를 했는데 그것이 곧 청혼이었습니다.”

서로가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108배로 결혼을 약속했던 것이다. 해방둥이(77세)로 모든 것이 힘들었던 시절을 보낸 공적 거사는 ‘안분지족(安分知足.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을 좌우명으로 삼아왔다. 지난 2004년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공무원으로 정년을 마쳤다. 청정한 생활이 몸에 배어 평생 요직은 사양하고 남이 알아주지 않는 한직만 찾아다녔다.

공적 거사는 “지나고 보니 다른 아쉬움은 없는데 딱 하나 우리 보살님 고생 많이 시켰다.”며 미안해 한다. 그러자 견덕화 보살이 손사래를 친다. “사는 것이야 누구나 그러하듯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오히려 올곧게 잘 살아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공적 거사와 견덕화 보살의 하루는 매일 아침 6시 기도로 시작한다. <금강경>독송을 합송하고 각각 기도에 들어간다. 공적 거사가 들려주는 기도체험 한토막이다. 원을 세우고 간절히 <금강경> 기도를 할 때였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훗날 되돌아보니 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잘된 일이었다. 기도공덕은 분명히 따르고, 범부의 잣대로 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요즘 공적 거사는 경전을 비롯한 불교서적을 읽는 것으로 기도를 대신한다. 견덕화 보살은 주로 관음기도를 한다.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고, 천수다라니를 독송한다. 관음정근은 평소에도 놓치지 않으려 힘쓴다. 몸이 약한 견덕화 보살은 오래전부터 고질적인 질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행히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고 정기검진으로 병을 이겨내고 있다.

두 부부는 “생활에 어려움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도공덕이다”고 여긴다. 그래서인지 견덕화 보살의 발원은 항상 ‘일체중생의 건강과 행복’이 우선이다. 이처럼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배려가 공적 거사와 견덕화 보살 부부가 살아가는 원천이다. “가족이 함께 절에 가고 기도하도록 힘써보세요. 기도도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면 원력과 공덕이 더욱 커져요. 특히 젊은 부부들에게 꼭 함께 절에 가서 기도하고 봉사하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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