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묵당 편지

뮤지컬 싯다르타를 보고

뮤지컬 “싯다르타”를 봤습니다. 뮤지컬은 부처님이 성도하는 순간에서 끝이 납니다.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것은 깨달음 직전 고뇌하는 수행자 싯다르타의 모습이었습니다. 마라의 유혹으로 그려지는 싯다르타의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묘사되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렇게 고행을 이어가다가 죽는 것은 아닐까?

두번째, 이렇게 해서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이 고통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많은 불자들이 다양한 계기로 불교를 접하고, 또 부처님처럼 수행의 길에 들어섭니다. 그러나 열에 아홉은 중도에 그만둡니다. 경전에서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어쨌든 불자들은 한결같이 자타일시 성불도(自他一時 成佛道)를 발원합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들의 삶도 그러한가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깨달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수행자 싯다르타는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믿음은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굳건한가?” 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불자라면 응당 죽음과도 맞바꿀만큼의 신념을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불교는 오직 극소수의 수행자만을 위한 수행 시스템일 뿐입니다. 수행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각자의 노력입니다. 그리고 불교는 바로 그러한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길잡이입니다.

뮤지컬 ‘싯다르타’ 올바른 불자의 삶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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