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불교학당

아는 만큼 보이는 불교미술의 세계 -1

2021. 10. 21 강의

사찰을 참배하면서 여러 가지 불교미술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경내에 우뚝 선 탑이고 법당 안에 들어가면 탱화가 있다. 법당을 둘러싸고 있는 부처님의 일대기나 고승들의 일화를 담은 벽화 역시 불교미술의 하나이다. 모르고 볼 때는 그냥 조형물이지만 알고 보면 그 의미가 사뭇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 시간에는 사찰 참배객을 위한 불교미술을 가볍게 살펴보도록 한다.

불교미술의 시작, 스투파의 조각

불교미술은 불교 교리를 미술로써 표현한 것이다. 특히 깨침을 이룬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나아가 부처님을 존경하고 숭배하는 대상으로 여기게 만드는 미술품들을 불교미술이라 말한다.

부처님은 진리를 깨달은 후 45년 동안 길 위에서 대중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다가 80세 되던 해에 열반에 든다. 부처님 열반 당시 주위의 8개국은 부처님을 다비하고 난 후 나온 사리를 여덟 등분하여 나눠가진 후 각 나라로 돌아가 탑을 세운다. 이러한 스투파를 근본팔탑이라 부른다.

사리탑을 관리하던 사람들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를 구전으로 전하다가 부처님의 일대기와 부처님의 말씀을 스투파에 새겨놓기 시작한다. 이것이 불교미술의 시작이다. 탑 자체가 불교조형이며 탑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되새기고 또한 전파하게 된 것이다.

스투파는 초기불교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자 신앙의 중심이다. 스투파 자체가 성인의 무덤이기도 하니 안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게 되는 것이고, 바깥쪽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과 그런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원숭이, 공양물을 맛나게 잡수시는 모습을 보고 춤추며 기뻐하는 모습 등은 부처님의 전생담에서 유래한 조각이다.

초기 인도의 불교미술은 스투파와 불전도, 본생담 등으로 나타난다. 불전도란 부처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 부처님의 일생을 100여 개의 장면으로 표현한 것이다. 초기에는 탄생과 성도, 초전법륜과 열반도 등 사상도가 유행하다가 대승불교 시대로 넘어가면서 네 가지 장면이 추가된 팔상도가 유행하는 흐름을 보인다.

본생담(자타카)은 인도의 옛날이야기와 우화에 기초한 부처님의 전생담이다. 부처님이 단지 이생에 탄생하셔서 정각을 이룬 것이 아니라, 전생의 공덕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의 인과응보로써 이생에 비로소 정각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로 자기희생과 선행, 인내의 가치를 담은 22편 647종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대중들은 이러한 부처님의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서 부처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내고 또한 자비와 공덕을 쌓으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산치대탑

아소카 대왕, 조형물로써 불법을 홍포한 왕

부처님 열반 후 불법이 널리 홍포된 데에는 인도 최초의 통일제국인 마우리왕조의 3대 왕 아소카 대왕을 빼놓을 수 없다. 아소카 대왕은 정복전쟁의 참상을 뉘우치며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순례를 한다. 부처님이 다녀가신 곳에는 법의 기둥인 석주를 세워놓으며 위대한 성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린다.

아소카 대왕은 부처님 열반 당시 만들어진 스투파 안에 있는 사리를 모두 꺼내 인도 전역에 보내어 스투파를 만들게 한다. 우리나라의 팔만대장경처럼 팔만 사천 개의 사리탑을 세운 것이다. 그 많은 스투파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인도 중부에 위치한 산치대탑은 그 원형을 아직까지 잘 보존하고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방구형의 지붕과 수미산을 설치해두고, 우주의 축을 기둥으로 세웠다. 부처님의 전생담이나 교리, 일대기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사람의 형상을 한 불상이 등장한 것은 부처님 열반 후 약 500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그 동안은 무불상 시대라 하여 사람의 형상이 아닌 녹야원의 사슴, 보리수나무, 법륜 등의 상징물로써 부처님을 추앙했다. 예수님이 탄생할 때 즈음 그리스 문화의 영향으로 사람의 형상을 한 불상이 나타나고, 헬레니즘 문화와 결합한 간다라 미술이 성행하게 된다. 오늘 인도 이야기로 강의 시작을 연 이유는 초기 불교미술의 연원을 알아야 이후에 펼쳐지는 우리나라 불교미술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나라 사찰과 불교미술에 대하여 좀 더 심도 깊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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