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야기

재활용 선별장에 다녀와서

우리가 내다버린 쓰레기와 재활용품들이 어디로 갔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서구와 동구에 소재한 재활용 선별장을 방문했다.

서구 재활용 선별장(민간사업장)에서는 하루 11~15톤의 생활폐기물 20여 가지를 선별하고 대형폐기물을 수거한다. 재활용품은 1차로 선별해 부피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1차선별이 끝나면 압축한 다음 2차 가공하는 곳에 판매를 한다. 그런데 재활용품이라고 수거되는 것들이 가관이다. 배달해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까지 그대로 내놓아 선별장에는 악취가 진동을 한다.

코로나사태 이후, 택배상자와 배달음식이 늘어나 재활용품 배출이 그만큼 늘어났다.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로는 “재활용 폐기물 속에 주사바늘이 섞여있어 일하는 분들이 찔리거나 베이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고충을 털어 놓는다. 의료폐기물로 처리되어야할 주사바늘이 버젓이 선별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노동자들은 이 더위에도 악취와 힘듦과 더불어 어떤 감염원이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동행한 이가 “수거를 중단해버리세요” 라고 말하자 그리하면 쓰레기 처리를 안 한다고 민원이 들어가 결국 그 불똥이 수거업체의 목을 조른다고 한다.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조금만 신경 써서 배출해주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람들의 노고와 재활용을 선별하는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한편, 현재 선별장에 들어온 수거품은 50%정도만 이 제대로 재활용 된다. 내놓기만 하면 재활용 되는 것이 아니다. 재대로 분리배출 해야 재활용품인 것이다.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원 순환율을 높여야 한다. 재활용품을 내놓을 때 내용물을 깨끗하게 비워 물로 헹구고, 재료별로 분리해서 배출을 해야 한다.

동구 선별장(동구직영)은 규모가 좀 더 작고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선별한다고 한다. 실외에 재활용품이 쌓여 있고 소규모로 관리해서인지 냄새도 덜나고 깨끗한 느낌이다. 10명이 1차 선별을 하는데 9가지 품목으로 선별하여 매각하고 잔재물은 다시 서구재활용선별장으로 보낸다. 7,8월에는 날이 더워 새벽부터 12시까지 선별하고 주1회 방역을 실시해서 모기나 파리를 없앤다고 한다.

원룸과 개인주택이 많은 동구는 분리 안 되는 품목들이 많이 들어와 골치다. 음식물, 1회용 도시락, 가전제품, 여성용품, 냉동팩 등 종류도 다양하고 낯뜨거운 것도 많다. 주말에 17톤, 평일에는 12톤을 수거하는데 그 중에 재활용이 안 되는 게 1톤씩 나온다 하니 분리배출 홍보와 교육이 절실하다. 기후위기대응을 위해 자원순환분야는 시민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의 실천력이 자원 순환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재사용하고, 재사용이 어려운 것은 분리배출을 재대로 해서 원료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것들을 쓰레기로 만들고 있다. 그럼으로써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며 소모하고 있다. 나는 소모적인 인간인가 생산적인 인간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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