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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기도. 좋은 도반 있어 행복

관음지 증심회 부회장

“누구나 사찰에 오면 행복해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세요? 사찰 후원에서 앞치마 두르고 일하고 나면 행복에 뿌듯함까지 더해진다는 사실을…”

지난달 초사흘 법회 날, 후원에서 점심공양 준비로 바쁜 증심회 부회장 관음지 보살은 사찰에서 찾는 또 하나의 행복비결로 ‘봉사’를 꼽는다. 증심회는 후원봉사를 담당하는 봉사 팀으로 2000년대 초반에 결성됐다. 남도음식의 본고장 광주에서 증심사 밥맛이 좋다고 손을 꼽는 데는 증심회원들의 노고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옛말에 ‘절 집 인심은 공양간에서 난다’고 했다. 이처럼 후원은 사찰을 대표하는 얼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공덕을 쌓으면서 어렵고 힘들며 나를 낮추는 하심(下心)이 필요한 곳이 후원봉사이다.

“후원에서 봉사하다보면 가끔 불편을 하소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많은 대중이 원활하게 공양하도록 하다보면 생기는 일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나를 낮추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관음지 보살은 “봉사는 곧 기도이며, 저절로 공부시키는 수행이다”며 미소 짓는다.

관음지 보살은 어려서부터 목탁소리와 염불소리가 좋았다. 그냥 불교가 좋은 불교인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특별히 정해놓은 재적사찰은 없지만, 부처님오신 날이면 사찰에 등을 밝히던 ‘초파일 불자’가 되었다. 그러다가 막내딸로 인해 증심사와 인연을 맺었다. 막내의 대입시험을 앞두고 증심사를 찾아 입시기도를 했던 것이다.

“증심사 오백전 기도가 좋다고 해서 왔는데 처음에는 기도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 기도하는 보살님들 옆에서 어깨너머로 보고 따라했습니다.”

스님에게 직접 묻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던 어설픈 초짜불자였다. 이때 관음지 보살에게 관세음보살이 나타났다. 어느 노보살님이 기도하는 법을 자상하게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절하는 법에서 경전독송, 염불, 발원 등등 노보살님은 관세음보살의 화현이 되었다.

“그때 노보살님의 친절에 도반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나보다 옆에 있는 이웃의 어려움에 도움이 되는 불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증심사 초짜불자 때부터 후원봉사에 나섰던 관음지 보살은 “애들에게 좋은 친구 만나라고 하면서 정작 어른들은 좋은 친구 만나는 것을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다. 관음지 보살은 증심사에서 만난 도반으로 증심회원들을 먼저 꼽는다. 함께 봉사하고 공부하며 서로를 아끼다보니 증심회원들은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도반이 되었다.

증심사 전각의 불기 닦기에도 빠지지 않는 관음지 보살은 요즘 ‘중현스님의 행복한 피자가게’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증심사 주지 중현스님을 도와 직접 피자를 구워 소외된 이웃에게 전하는 봉사활동이다. 증심회 도반들과 함께하기에 더욱 좋다.

“항상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마음은 따뜻한데 보는 이는 그렇지 못한가 봅니다. 주변사람들이 제가 웃으면 그때서야 가까이 다가옵니다.”

천성이 급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편인 관음지 보살의 또 다른 화두는 ‘웃는 얼굴’이다. 어느 스님이 법문에서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고 했다.

증심사에서 기도하고 봉사하다보면 좋은 에너지로 충만해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가족들도 수시로 ‘절에 다녀오라’며 재촉하곤 한다. 초사흘 기도를 마치고 법당에서 내려온 떡을 나누던 관음지 보살이 크게 웃는다. 웃는 그 모습이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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